北 평남 인근 軍부대에 한미 첨단전투기 모형이 왜?
2024.04.16 06:00
수정 : 2024.04.16 06:00기사원문
최근 구글어스가 공개한 북한 평안남도 은산군 인근 위성사진에 F-35A 스텔스 전투기와 M1 전차 등 다양한 한·미 첨단 전투기와 기갑전력의 모형이 포착돼 이목을 끌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 군의 한·미 첨단 군사시설 모형 배치에 대한 전략적 저의와 앞으로의 우리 군의 대응이 주목된다.
16일 군 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구글어스 위성사진을 통해 확인된 모형들은 은산군 수양역에서 남쪽으로 약 3km 떨어진 곳에서 발견됐다.
사진에는 한국이 도입한 기종인 미국의 대형 고고도 무인정찰기 RQ-4와 F-35A 스텔스 전투기, F-16과 FA-50, F-5, 주한미군의 A-10의 1대1 크기 모형이 등장했다. 미 공군의 F-117 나이트호크 스텔스 공격기를 모사한 모형도 식별됐다.
해당 위치에서 동쪽으로 300m 정도 떨어진 장소엔 한미연합군의 기갑전력도 관측됐다. 전차와 장갑차, 자주포를 모사해 제작한 1대1 사이즈 모형들이 늘어서 있다. 미국 M1 전차나 우리 군의 K1 전차, 비호 자주대공포, M109 자주포 등의 모형들도 사진에 잡혔다.
■북한의 FPV 드론 공격 연습용 시설 추정
군사전문가들에 따르면,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큰 위력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이른바 '1인칭 시점 FPV'(First Person View) 드론이다. 기술적 난도가 낮아 제조가 쉽고 저렴한 비용에 비해 파괴력 등 위력이 뛰어나 엄청난 활약을 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FPV 드론을 이용해 그물 표적을 맞히는 훈련을 하는 것처럼 북한도 유사한 훈련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고, 은산군에서 발견된 모형들은 이러한 표적 조준과 돌입, 타격을 위한 훈련용 기재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우크라이나는 올해 초부터 포탄 부족이 심각해지자 포탄 대신 드론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최근 중국이 온라인 쇼핑몰 세계 진출을 확대하면서 저가에 대량 구매가 가능한 모터, 배터리, 카메라, 안테나 같은 부품에 더해, 프로펠러나 동체는 3D 프린터로 찍어내는 방식으로 일선 부대나 가정집에서 조립하는 방식의 드론이 대량 제작되기 시작했다. 게다가 드론 제작 방법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쉽게 접할 수 있다.
드론의 1대당 제작 단가는 올해 초 100~200달러 정도에서 중국이 규제를 확대하면서 가격이 크게 올라 최근엔 350~500달러 수준으로 알려졌다. 또 야간 작전을 위해 열화상 카메라 장착 버전은 800달러 안팎으로 제작이 가능하다는 후문이다. 그럼에도 이런 가격은 155mm 포탄 1발과 비슷하거나 저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가성비가 뛰어나다는 얘기다. 우크라이나는 이렇게 제작된 드론에 RPG 로켓 탄두나 박격포탄, 급조폭발물을 테이프로 감아 날려 보내는데, 러시아군 보병이나 포병, 기갑부대까지 제압하면서 전투 양상의 변화에 큰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도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있는 상황을 주의깊게 들여다보면서 서방제 무기들의 취약점이나, 새롭게 도입된 전술에 대해 많은 분석 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北 드론 대응용 장비 긴급 도입해야
특히 전문가들은 FPV 드론은 첨단 부품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지상의 조작 요원이 얼마나 숙련된 기술로 조작할 수 있는지가 관건으로, 북한은 은산군에 있는 훈련 시설을 이용해 드론 타격 조준훈련을 진행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게다가 드론을 제작하기 위한 핵심 부품들은 북한 동맹인 중국에서 대부분 생산되고, 기술적 난이도가 낮아 북한 자체 생산도 용이하기 때문에 북한은 유사시 이러한 FPV 드론을 대량으로 운용할 것으로 우려돼 우리 군의 기민한 대응이 요구된다.
아울러 유사시 북한이 우리 군과 주한 미군의 항공전력과 기갑전력 등이 위치한 주요 시설에 대해 대규모 FPV 드론으로 타격을 시도하면, 큰 피해를 입을 우려가 큰 실정이다.
이에 전문가들은 한국은 유사시 북한이 2~3m 크기의 무인기, FPV 드론으로 장거리 침투하는 경우와 과거 RO(지하혁명조직) 사건 때처럼 북한 추종 세력이 한국 내부에서 자폭 드론을 제작해 군 기지나 정부시설, 국가중요시설 등을 공격하는 시나리오에 모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FPV 드론은 체적이 작기 때문에 4면 고정형 위상배열레이더 형식의 전문적인 카운터 드론 레이더 방공망구축과 실시간 연동 방공 장비도 갖춰야 한다고 전문가는 제언했다.
그러면서 이미 드론 탐지용 레이더 솔루션은 시중에 많이 출시돼 있고, 전문적인 대공 요격 무기가 아니더라도 휴대용 드론 교란 시스템도 저렴한 가격에 이미 시장에 나와 있다는 게 전문가의 설명이다.
우리 군이 2022년 연말 드론 침투 사건 때와 같은 전철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현재 대통령실과 주요 군 시설, 공항이나 항만, 정유소나 저유소 같은 전략 시설들에 대드론 방어장비를 갖추고 있는지 긴급 점검하고, 효과적인 대응능력을 시급히 갖춰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