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복원의 상징 '한울원자력본부' 가보니
2024.04.15 13:10
수정 : 2024.04.15 13:10기사원문
한울원자력본부, 원전생태계 복원의 상징
원자력발전소는 국가보안시설이다보니 사전에 원전 운영 기관인 한국수력원자력에 출입신청을 한 후 삼엄한 경계와 신원 확인을 거쳐 임시 출입증을 발급받아 발전소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다. 신한울원전의 가동은 현 정부의 '원전 생태계 복원'의 상징같은 존재가 됐다. 신한울 1~2호기는 2010년 착공에 돌입했지만 문재인 정부 탈원전 정책으로 준공 일정이 미뤄지면서, 착공에서 가동까지 걸린 기간이 국내에 건설된 28개 원전 중 가장 길다. 신한울 원전 3~4호기 역시 문재인 정부 때 탈원전 정책의 영향으로 백지화됐다가 윤석열 정부 들어 부활했다. 작년 6월 정부의 실시계획 승인까지는 났고, 지금은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의 건설 허가를 남겨둔 상태다.
한수원 직원의 안내를 받아 신한울2호기 내부로 들어갔다.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기 시설에 들어가기 전 소음차단용 귀마개를 착용해야 했다. 발전기에서 나는 굉음 때문이었다. 더불어 발전과정에서 발생하는 열로 인해 몸에 땀이 맺히고 있었다.
이어서 원전의 두뇌, 비행기 조종석과 같은 역할을 하는 주제어실(MCR) 을 찾았다. 신한울 원전은 디지털화하면서 원전계측제어시스템(MMIS) 국산화를 이룬 최초의 원전이다. MMIS는 원전의 신경망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며 주제어실에서 발생하는 각종 신호를 처리하는 설비다. 주제어실 가운데 위치한 대형 정보 표시반(LDP)이 발전소 정보를 실시간으로 전달한다.
신한울 1·2호기 인근에 건설 재개를 시작한 신한울 3·4호기 부지도 둘러봤다. 부지를 고르게 하는 정지작업이 한창이었다. 135만3000㎡의 너른 부지에 3호기, 4호기 원자로가 들어설 곳이 각각 붉은 깃발, 푸른 깃발로 표시돼 있었다.
자동예측진단으로 이상징후 철저 감시
이튿날 대전에 위치한 한수원 중앙연구원을 찾았다. 중앙연구원은 원전 안전성 증진을 위한 기술개발, 각종 현안을 해결하는 연구조직이다. 가장 먼저 중앙연구원의 통합예측진단(AIMD, Artificial Intellignce Monitoring & Diagnosis)센터로 향했다. 이곳에서는 한수원은 인공지능과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동예측진단 모델’을 통해 26개 가동원전 1만2000여 대의 주요 설비들의 24시간 모니터링하며 이상징후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있다. 지난 10여 년간 누적된 데이터에서 특징들을 추출, 머신러닝기술을 활용해 설비 상태를 정밀하게 분류함으로써 정확한 진단결과를 도출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동종 설비 비교진단을 통해 빈도 높은 결함, 고장 부품 등 유사 고장의 근본 원인을 찾아내는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지난해 자동예측진단기술을 활용해 총 14건의 주요설비 고장을 예방하는 효과도 거뒀다.
이어서 기기/구조물의 구조 및 내진성능 실증시험을 수행하는 구조내진실증시험센터를 찾았다. 올 1월 준공한 구조내진실증시험센터는 내진시험용 진동대와 구조시험을 위한 정동적 유압가력시스템 등이 설치되어 있다. 이 시험설비들은 원전 주요 기기 및 구조물의 내진검증, 극한시험, 구조건전성 평가 등 현안해결에 활용될 예정이다. 또한 원전 생태계 발전을 위해 중소기업, 국내외 대학, 연구소 등과 함께 상생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지속적인 동반성장에 기여한다는 계획이다.
한수원 디지털플랜트기술그룹 예송해 부장은 “통합예측진단센터는 철저한 예방 중심 시스템으로 발전소의 안전을 도모하는 곳”이라며, “더 많은 데이터를 축적하고 AI 기술을 발전시키고 잘 활용하면 예측의 신뢰도가 높아지고 원전의 안전성도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leeyb@fnnews.com 이유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