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달 만에 2600 붕괴된 코스피..."하락장 진입은 아냐"
2024.04.17 16:53
수정 : 2024.04.17 16:53기사원문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98% 하락한 2584.18에 장을 마쳤다. 종가 기준 코스피가 2600선 아래를 기록한 것은 지난 2월 6일(2576.20) 이후 처음이다.
중동 리스크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 축소, 환율 급등 등 여러 불안 요소가 겹치면서 갈피를 못잡는 분위기다. 특히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이어지는 등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지난 16일 코스피시장에서 약 7000억원어치를 팔아치운 외국인과 기관은 이날도 4000억원어치 가까이 던졌다. 미래에셋증권 김석환 연구원은 "현재 시장의 악재를 대표적으로 특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중동 리스크, 고환율, 고유가 등 여러 거시경제 불확실성이 투심을 위축시키고 있다"고 전했다.
그간 증시를 끌어올렸던 외국인들이 매도 물량을 쏟아내면서 이른바 '엑소더스'에 대한 불안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올해 3월까지 외국인들의 코스피 순매수 규모는 15조9081억원에 이른다. 코스닥시장까지 합하면 1·4분기 기준으로 지난 1998년 관련 집계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대다.
다만, 전문가들은 외국인의 본격 이탈이 시작된 것으로 보긴 어렵다고 진단한다. 그동안 주력 순매수 업종이었던 반도체는 여전히 사들이고 있고, 환율도 단기 고점을 이미 찍었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김석환 연구원은 "외국인 순매도 양상을 살펴보면 자금 이탈이 본격화됐다고 보긴 힘들다"며 "올해 외국인들이 반도체를 6조~7조원 순매수했기 때문에 만약 반도체에서도 자금 이탈이 나타난다면 그때는 엑소더스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짚었다.
현대차증권 이재선 연구원은 "환율에 대한 방향이 중요하다"며 "달러가 현 시점이 고점이라는 가정이 확대되면 환율이 불안정한 기간은 그렇게 길지 않을 것이고, 외국인의 이탈도 본격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증시 역시 추세적인 하락장에 들어선 것은 아니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단기적으로 조정은 피하기 어렵겠지만 기업실적 호조, 물가상승률 완화 등에 힘입어 위험심리가 누그러질 수 있다는 견해다. 전문가들은 코스피 하단을 2550~2580선으로 꼽았다. 김석환 연구원은 "지금 당장 기댈 수 있는 요인은 실적"이라며 "특히 올해 기업의 실적이 긍정적으로 전망되고 있기 때문에 반등 모멘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달 말 발표될 미국 3월 개인소비지출(PCE)과 다음달에 나오는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 등 물가지표가 불안심리를 완화하는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상상인증권 김용구 연구원은 "현재는 거시경제 모멘텀 증거가 없는 상황이라 증시가 과민반응하는 분위기"라며 "물가 변수가 얼마나 완화됐느냐가 금리 문제든, 연방준비제도의 불활실성이든 모든 물줄기가 잡히는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zoom@fnnews.com 이주미 박지연 김찬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