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아버지' 손웅정씨 “친구 같은 부모? 존재할 수 없다. 그건 직무유기"

      2024.04.17 17:45   수정 : 2024.04.17 22: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SON 아카데미의 감독인 손웅정 전 선수는 사실 손흥민의 아버지로 유명하다.아들인 손흥민이 워낙 유명하다보니 손 감독의 직함에는 항상 손흥민이 따라붙는다.



그는 눈치를 전혀 보지 않는 촌철살인의 입담으로도 유명하다. 항상 자신의 소신을 언론에 밝힌다.
3월 아시안컵이 시작되기 전 “우리나라의 발전을 위해서는 절대 우승하면 안된다” 그리고 “손흥민은 절대 월클이 아니다”, "우리는 일본보다 한참 뒤떨어져있다" 라는 직설적인 발언으로 한국 축구계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랬던 손 감독이 이번에는 책으로 축구 팬들을 만난다. 그런데 축구 팬들 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이 보기에도 꽤 재미있는 내용이 많다. 특히, 교육관이 꽤나 충격적이다. 분명히 20여년 전만해도 한국 사회의 주류 교육관이었지만, 지금은 시대가 많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손 감독은 최근 출간된 인터뷰집 '나는 읽고 쓰고 버린다'에서 "흔히들 자식에게 친구 같은 부모가 되어 줘야 한다고들 하는데 나는 그것을 직무유기(책임회피)라고 본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구 같은 부모"는 존재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손흥민을 위해서는 체벌도 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부모야 말로 아이에게 가장 중요한 스승이라는 입장인 것이다.


손 감독은 “자식에게 물음표를 던지는 사람이 진짜 부모”라는 신념을 피력했다.

손흥민에게 어떨 때 가장 행복한지 물었을 때 손흥민에게서 돌아오는 대답은 “축구를 할 때 가장 행복하다”라는 대답이었다고 한다. 손 감독이 손흥민을 축구선수로 키워낸 이유다.

손흥민은 기본기를 익히는 데만 7년의 세월을 쏟아부었다. 반복되는 일상에 힘들었을 법도 하지만 손 감독은 손흥민이 그에 대해서 짜증을 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어찌보면 그것이 손흥민이 월드클래스로 성장한 비결일지도 모른다.


손 감독은 “습관적으로 뭘 좀 잘못해서 고쳐야 할 부분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런데 친구끼리 그런 부분이 가능한가? 아니다. 절대 고치지 못한다. 그런 부분을 보다 직접적으로 강하게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이 세상에 오직 부모 뿐이다”라고 말했다.

손 감독은 17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나는 학창 시절엔 반항아였다. 선생님들이 (나를) 틀에 넣으려고 해 뛰쳐나가려고 했다”고 회고했다. 대신 책은 어린 시절부터 계속 읽었다고 했다.


그가 최근 "아이를 제대로 키우려면 당장 TV를 버려라"라고 말한 것도 그런 이유다. 손 감독에게 책 읽기는 곧 습관이 됐다. 연간 200권씩 이상씩 읽었다고 하니, 버린 책도 수천권은 족히 될 것으로 추정된다고 손 감독은 밝혔다. 제도권 교육과는 거리가 먼 손 감독이 책을 출간한 배경이기도 하다.

그가 책에서 뽑아낸 지혜의 정수는 바로 겸손이다. 손흥민이 늘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손 감독은 “공 하나 잘 찬다고 해서 월클(월드클래스)이 되는 건 아니다. 인품을 동반해야 한다”라고 손흥민에게 자주 말하는 모습이 언론에 자주 잡히기도 했다.


손흥민이 대한민국 역대 최고의 선수인지는 갑론을박이 있다.
세계최고의 선수라고 할 수도 없다. 하지만 손흥민의 축구 실력과 별개로 대한민국 팬들과 세계 축구팬들에게 손흥민이 한결 같이 사랑받는 이유는 바로 겸손이다.


손 감독이 쓴 책에는 이러한 교육관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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