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 아이 알레르기 생각않고 고양이만…이혼하자 '공동육아 주장' 황당
2024.04.18 08:28
수정 : 2024.04.18 10:01기사원문
(서울=뉴스1) 박태훈 선임기자 = 반려동물을 키우는 인구가 늘고 있다.
고양이, 개 등은 아이들 정서에도 좋지만 일부 사람들은 고양이 털 알레르기 등이 있어 고통을 호소하곤 한다.
18일 YTN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는 고양이 집사 아내로 인해 이혼까지 한 남편의 사연이 등장했다.
A 씨는 "아내는 연애할 때도 고양이를 매우 좋아했다"며 "여행하다가 만났던 길고양이가 눈에 밟힌다면 사료를 싸 들고 다시 여행지를 찾았고 길고양이에게 밥을 주거나 하룻밤 돌보는 건 아주 흔한 일이다"고 했다.
A 씨는 " 아내는 아이를 낳고 한동안 육아 때문에 고양이는 잊고 살더니 아이가 3살이 되자 고양이를 집에 데려왔다"고 했다.
이후 "아이가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응급실을 찾아 주사를 맞아야 했다"며 이에 "아내에게 아이가 알레르기가 있으니 고양이를 집으로 들이지 말자고 이야기했더니 아내는 아이를 안방에 두고 고양이와 접촉하지 않도록 하겠다며 거부하더라"고 했다.
A 씨는 "이 문제로 자주 다투다가 결국 이혼, 부모님 집으로 제가 들어가 아이를 키웠다"며 "주말마다 아이를 보러 오는 아내가 어느 날 '나에게 친권과 양육권을 주든지 아니면 공동으로 하자'고 요구했다. 아이 건강보다 고양이를 챙기는 아내와 공동양육 하기 원치 않는다"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우진서 변호사는 "법원이 공동양육을 명하는 내용의 판결은 매우 드물다"고 했다.
즉 "두 사람 사이 의견 차이로 이혼에 이르는 경우가 대다수이기에 아이 양육 문제에서도 대립하는 경우가 대다수이기 때문이다"는 것이다.
우 변호사는 "법원은 재판상 이혼의 경우 부모 모두를 자녀의 공동양육자로 지정할 때는 △ 부모가 공동양육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어 있는지 △ 양육에 대한 가치관에서 현저한 차이가 없는지 △ 부모가 서로 가까운 곳에 살고 있는지 △ 양육환경이 비슷해 자녀에게 경제적·시간적 손실이 적고 환경 적응에 문제가 없는지 △ 자녀가 공동양육의 상황을 받아들일 이성적·정서적 대응능력을 갖추었는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동양육 여건이 갖추어졌다고 볼 경우에만 인정한다"며 공동양육 지정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설명했다.
공동친권에 대해서도 "공동친권자가 되면 향후 자녀에게 신분상, 재산상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쌍방 동의가 필요하다"며 "자녀가 갑자기 아파 입원해야 하는 상황 등이 발생하였을 경우 양육자는 공동친권자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데 상대방이 연락되지 않거나 동의하지 않는다면 자녀의 복리에 방해가 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양육자로 지정될 자가 부적절하게 친권을 행사하거나 해외로 이주할 것이라는 등의 특수한 상황이 있을 때만 공동친권을 극히 예외적으로 인정하고 있다"며 법원이 A 씨 아내 요구를 들어줄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