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강도 운동하는 여성 MZ, ‘허리 건강’부터 점검
2024.04.20 09:00
수정 : 2024.04.20 09:00기사원문
최근 여성 운동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한 손해보험사에서 여성들의 운동에 대한 인식과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국내 2030 여성들은 타고난 운동능력보다 이를 얻기 위한 ‘노력’과 ‘체력’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SNS 데이터를 분석한 해당 보고서에 따르면 몸매 관리 위주의 발레, 요가, 에어로빅 등과 같은 전형적인 언급은 줄어든데 반해 고강도의 체력과 활동량이 요구되는 크로스핏, 클라이밍, 풋살 등의 단어 사용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러한 변화는 전세계적 트렌드이기도 하다. 여자 스포츠는 더 이상 ‘남자 스포츠의 여자 버전’이 아닌 독립적인 영역으로 인정받고 있을뿐 아니라 큰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3 FIFA 호주·뉴질랜드 여자월드컵에서는 개막 당일 관중 수가 11만명이 넘을 만큼 역대 최대 흥행을 경신했으며 미국대학스포츠협회(NCAA) 여자농구에서는 케이틀린 클라크라는 스타 선수가 등장해 ‘클라크노믹스’, ‘클라크 효과’ 등의 신조어가 생겨났을 정도다.
하지만 박 대리의 사례에서 운동 강도가 점차 높아지고 활동량이 많아질수록 허리디스크와 같은 척추 질환의 위험도 동반 상승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척추 뼈 사이 위치한 디스크(추간판)가 손상돼 나타나는 허리디스크는 과격한 운동과 잘못된 자세 등으로 척추에 지속적인 충격과 부하가 전달될 때 주로 발생한다.
특히 수분이 적어 탄력이 떨어지는 중장년층의 디스크에 비해 청년층은 디스크에 수분이 많아 큰 충격이나 하중이 척추에 가해지는 경우 오히려 디스크 수핵이 탈출되기 쉽다. 2030 젊은 세대가 허리 건강 관리에 소홀하면 안 되는 이유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척추·관절질환 의료이용 분석’에 따르면 2021년 척추질환 신규환자 118만여 명 중 20~30대의 비중이 약 4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진단 연령도 매년 감소해 2012년 41.8세에서 2021년 36.8세로 5세나 낮아졌다.
여성의 경우 남성보다 근육량이 적어 관련 질환에 더욱 취약하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만약 박 씨처럼 운동 중에 허리통증이 느껴지고 지속된다면 더 큰 증상으로 발전하기 전에 전문의를 찾아 적극적으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한방에서는 허리디스크 치료를 위해 추나요법과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등 한방통합치료를 실시한다. 특히 젊은 층은 근육 및 인대 회복이 빠른 만큼 운동 중 발생한 허리디스크의 경우 틀어진 신체 균형을 바로잡는 데 집중한다.
이를 위해 우선 한의사가 손 또는 신체 일부를 이용해 척추 배열과 근육의 위치를 교정하는 추나요법을 실시한다. 이어 침 치료와 약침 치료, 한약 처방을 통해 돌출된 디스크로 생긴 염증을 완화하고 디스크의 재흡수를 돕는다.
허리디스크에 대한 한방통합치료의 효과는 객관적인 연구논문으로도 입증됐다.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가 SCI(E)급 국제학술지 ‘BMC 보완대체의학’에 게재한 연구논문에 따르면 한방통합치료를 받은 허리디스크 환자 505명을 평균 4년 3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약 96%(486명)는 디스크가 흡수돼 증상이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디스크 탈출 정도가 심할수록 흡수될 확률도 더 높게 나타난 것으로 밝혀졌다.
운동에서도 ‘과유불급(過猶不及)’은 통한다. 정도가 지나치면 오히려 운동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지금도 새로운 도전을 고민 중인 여성 운동인이라면 가장 먼저 자신의 현재 건강 상태와 운동능력을 파악하는 것을 잊지 말도록 하자. 도전정신과 성취감은 어디까지나 건강한 신체가 뒷받침될 때 얻을 수 있는 것이다.
/ 인천자생한방병원 우인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