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조자' 박찬욱 감독 "로다주 1인4역 캐스팅 기대 없었는데…금방 수락"
2024.04.18 16:33
수정 : 2024.04.18 16:33기사원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박찬욱 감독이 '동조자'를 통해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이하 로다주)를 1인 4역으로 캐스팅하며 그와 함께 작업한 소감을 밝혔다.
18일 서울 강남구 봉은사로 메가박스 코엑스에서는 HBO 시리즈 '동조자'(The Sympathizer)의 연출을 맡은 박찬욱 감독의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이날 박찬욱 감독은 "원작을 어떻게 각색할 것인가 논의하던 초창기에 떠올린 아이디어"라며 "3화에 스테이크 하우스 장면이 있는데 소설에서 그 장면을 어떻게 각색할 것인가 하다가 깨달은 것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는 "여기 등장한, 한 자리에 모인 백인 남성들은 자기 분야에서 성공한, 자리 잡고 있는 중요한 인물들"이라며 "교수, 영화감독, CIA 요원, 하원의원 이런 중요한 인물들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결국은 이 인물들이 미국의 시스템과 자본주의, 미국이란 기관을 보여주는 네 개의 얼굴이고 결국엔 그게 하나의 존재라는 걸 느꼈다"고 덧붙였다.
박찬욱 감독은 "시청자가 단박에 알게 하고 싶다 생각했는데 그래서 이를 위해 공동 작가와 논의하다가 교묘하게 대사를 쓰는 것보다도 한 명의 배우가 연기하는 게 효과적인 게 아닌가 했다"며 "이 아이디어를 얘기하면 미친 사람 취급을 할까봐 고민을 했는데 다행히 반응이 좋았다, 이 아이디어가 A24나 HBO에게 설득할 때 좋게 작용했다"고 털어놨다.
박찬욱 감독은 "여러 역할을 해낼 수 있는 중년 백인 남성배우는 누가 있을까 했다, 이 역을 다 합치면 등장시간이 거의 조연이 아니다, 스크린 타임으로 주연이나 다름없다"며 "참 그렇게 훌륭한 배우가 많아도, 다양한 역할을 구별되게 표현하는 그런 류의 능력을 갖춘 사람은 막상 그렇게 쉽게 찾기가 어렵겠다 했다, 로다주는 TV 시리즈를 한 적도 없고 워낙 큰 스타라 기대 없이 제안했는데 금방 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시작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한편 '동조자'는 자유 베트남이 패망한 1970년대, 미국으로 망명한 베트남 혼혈 청년이 두 개의 문명, 두 개의 이데올로기 사이에서 겪는 고군분투를 다룬 이야기로, 퓰리처상 수상으로 전 세계적인 화제를 모은 베트남계 미국작가 비엣 탄 응우옌(Viet Thanh Nguyen)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지난 15일 쿠팡플레이를 통해 1회가 공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