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출신 삼성 임원 "인재 육성·수혈에 더 투자해야"
2024.04.18 18:19
수정 : 2024.04.18 18:19기사원문
이런 가운데 2030년 비메모리반도체 1위를 선언한 삼성전자는 현재 파운드리 사업에서 TSMC와의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 "인텔·삼성, TSMC와 격차 커"
18일 업계에 따르면 린준청 삼성전자 어드밴스드패키징(AVP)사업팀 개발실 담당임원(부사장)은 지난 15일 자신의 SNS에 '글로벌 자동차 레이싱 대회 포뮬러1(F1)는 반도체 업계의 축소판'이라는 글을 올렸다.
린 부사장은 파운드리 1위인 TSMC를 F1 8년 연속 우승팀인 메르세데스-벤츠팀으로 비유했다. 반면, 삼성전자와 인텔을 '벤츠팀의 후미등조차 안 보일 만큼 격차가 벌어진 후발주자'로 비교하며 분발을 요구했다. 린 부사장은 "TSMC를 제외한 다른 기업들이 매우 힘들게 노력해 추격에 나섰지만, 결국 승자(TSMC)가 모든 것을 갖게 된다"면서 "이 점이 F1과 반도체 업계의 공통점"이라고 말했다.
린 부사장은 TSMC의 성공에 대해 "공정(Process)과 설계(integration)의 협력과 더불어 풍부한 재정, 연구·개발(R&D)이 함께 노력한 끝에 TSMC는 줄곧 1위를 지키며 경기마다 '폴 포지션'에서 시작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폴 포지션은 출발 그리드의 맨 앞자리를 이르는 말로 예선 1위의 특권이다.
린 부사장은 반도체 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한 조건으로 인재육성과 인재영입을 강조했다. 그는 "F1 선수들이 카트로 시작해서 F4, F3, F2 등 각 단계를 거쳐 올라오는 것처럼, 반도체 엔지니어들도 말단에서부터 부사장, 사장 등 고위 경영진으로 점진적 성장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이와 더불어 린 부사장은 "급격한 기술 성장을 원한다면 적극적으로 일류 인재와 경험이 풍부한 경쟁사의 고위 임원 등을 스카웃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 TSMC 독주 체제 더 굳어져
TSMC는 최근 선단공정 영향력을 앞세워 삼성전자와 점유율 격차를 크게 벌리고 있다.
트렌드포스가 추산한 지난해 4·4분기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매출 기준)은 61%에 달한다. 직전 3·4분기(58%)보다 3%p 늘어났다. 핵심 고객사인 애플, 엔비디아의 미세공정 주문이 대폭 늘어난 효과다. 애플 '아이폰15' 시리즈 전 모델에는 TSMC 3나노미터(1nm=10억분의1m) 공정에서 만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가 탑재된다. 엔비디아의 AI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인 'H100', 'A100' 등은 각각 TSMC 5나노, 7나노 공정에서 양산된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4분기 파운드리 점유율 11.3%로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앞서 3·4분기(12.4%)보다 1%p 하락하면서, TSMC와의 점유율 격차는 50%p로 더 벌어졌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