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5개 직업 비교했더니.."치매 더 잘 걸리는 일 따로 있다
2024.04.20 04:50
수정 : 2024.04.20 04: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어떤 일을 하느냐에 따라 치매 발병 위험이 다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두뇌를 더 많이 사용해 정신적 자극을 가하는 일을 한다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노년의 기억력과 뇌 기능이 더 좋다는 것이다.
18일(현지시각) 뉴욕포스트와 가디언 등 외신에 따르면 노르웨이 오슬로 대학병원 연구팀은 305가지 직업에 종사하는 7000명을 대상으로 업무와 두뇌 사용의 상관관계를 조사해 미국 신경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의 의학 저널인 '신경학(Neurology)' 최신호에 공개했다.
연구팀은 먼저 정신적 부담이 가장 적은 직업부터 가장 큰 직업까지 분류한 뒤 치매 및 인지장애 위험을 살폈다. 정신적 부담이 적다는 것은 ‘기계적이고 반복적인 업무를 한다’는 의미로 규정했다.
그 결과 정신적 부담이 가장 적은 직업군 사람들은 부담이 가장 큰 직업군 사람들 대비, 70세 이후 치매 위험이 31%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경도인지장애를 가질 위험도 66%나 높았다. 경도인지장애 진단 비율을 봤을 때도 정신적 부담이 가장 적은 직업군은 42%, 부담이 큰 사람들은 27%였다.
오슬로 대학의 트린 에드윈 박사는 "우리는 다양한 직업의 (업무상) 요구 사항을 조사한 결과 인생의 다양한 단계(30대, 40대, 50대, 60대) 동안 직장 내 인지 자극이 70세 이후 경도인지장애(치매 전 단계)의 위험 감소와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라며 "직장에서 일을 하며 두뇌를 사용하고, 두뇌를 사용하여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직업별 치매 발생률은 교사와 교수가 가장 낮았다. 정보를 분석하고 타인이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석하는 일을 하는, 즉 정신적 부담이 비교적 큰 직업이었다. 반면 도로공사·청소·건물관리에 종사하는 사람과 우편집배원 등의 치매 발생률은 높았다. 반복적인 수작업이 필요해 정신적 부담이 적은 직업군이다.
에드윈 박사는 "이러한 결과는 교육과 직장생활 동안 두뇌를 쓰는 일을 하는 것 모두 인생 후기에 인지장애위험을 낮추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면서도 "다만 이를 일반화 할 순 없다. 인지적 요구 사항은 개인마다 다르며 동일한 직업군이라도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번 연구는 원인이 아닌 연관성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고력과 기억력을 유지하는 데 가장 도움이 되는, 인지적 도전을 요하는 구체적인 직업적 과제를 정확하게 찾아내기 위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앞서 2016년 이뤄진 다른 연구에서는 경영자, 교사, 변호사, 사회복지사, 엔지니어, 물리학자, 의사, 치과의사, 약사 등의 직업이 건강한 뇌 기능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작년 국제학술지 란셋(The Lancet)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치매에 걸릴 위험이 가장 높은 직업 5가지로 '판매원(소매 및 기타), 간호보조원, 농부 및 목축업자'가 포함된다.
moon@fnnews.com 문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