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낙선자들 "혁신형 비대위 하자"..집단지도체제·전대룰 개정 주장도
2024.04.19 17:05
수정 : 2024.04.19 17: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22대 총선에서 낙선한 국민의힘 후보들은 19일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총선 당선자들 사이에서 실무형 비대위로 전당대회를 치러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과 대비되는 모습이다. 결정 권한이 있는 윤재옥 국민의힘 당대표 겸 원내대표는 고심을 이어가는 중이다.
윤재옥 "혁신형 주장 많아..당선자 의견 또 듣겠다"
윤재옥 권한대행은 이날 원외 조직위원장들과의 간담회를 마친 뒤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를 주장하는 원외조직위원장들이 많았다"고 전했다.
윤 권한대행은 "당선자 총회에서는 실무형 비대위로 하자는 분들이 훨씬 많았다"며 "아직까지 어느 한쪽으로 방향을 정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윤 권한대행은 오는 22일 열리는 당선자 총회에서 다시 한번 의견 수렴에 나설 예정이다.
당 수습 방향에 대한 결정이 늦어지고 있다는 지적에 윤 권한대행은 "속도보다도 방향이 중요하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계시다"며 신중론에 무게를 뒀다.
낙선자들 "안이하게 관리형 비대위로 대응? 처절하게 변해야"
지난 16일 당선자 간담회는 2시간 진행된 한편 이날 낙선자 간담회는 약4시간 가량 지속됐다.
이번 총선에서 고배를 마신 이들은 비공개 자리에서 총선 패배 원인 분석과 당 쇄신 방향 등에 대해 발언했다.
특히 수도권 지역에서 낙선한 이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실과 당을 향한 비판이 터져 나왔다.
서울 광진을에 출마했던 오신환 전 의원은 "(간담회에서) 저는 세 가지 정도를 얘기했다"며 "당은 국민들의 눈높이에 맞는 공감 능력을 상실했다. 유능한 정당으로서, 집권당으로서 대안 보여주지 못했던 유능함의 상실, 당내 민주주의 상실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오 전 의원은 "지난번 이준석 대표가 당대표에서 쫓겨나는 과정과 지난 전당대회 과정에서의 비민주성 등 여러 가지가 다 (윤석열 대통령) 집권 이후에 우리 당과 용산과의 관계 속에서 벌어진 일"이라며 "그런 부분들이 결과적으로 누적돼 국민들에게 심판받은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낙선자들은 수직적 당정 관계에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이재영 서울 강동을 후보는 "민심이 반영되지 않는 당정 관계라든지, 민심이 반영되지 않는 당 모습은 2년 후 있을 지방선거, 3년 후 있을 대선에 분명 필패를 가져올 거란 말씀을 몇 분이 해주셨다"며 "수도권에서 당연히 목소리 낼 수 있고, 당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들이 당 지도부에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관리형 비대위에 대한 불만도 나왔다. 오 전 의원에 의하면 복수의 낙선자들은 "관리형 비대위로 지금 상황에서 안이하게 대응하는 게 맞나"라며 "21대 총선 이후처럼 혁신형 비대위로 전환해 전당대회 과정에서 처절하게 변화하는 모습을 가져야 하지 않겠냐"고 얘기했다.
현행 단일지도체제 대신 집단지도체제로 전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당 대표 한명에게 권력이 쏠리는 원톱 체제 대신 최고위원에게 권력을 분산하는 체제를 택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승환 이승환 서울 중랑을 후보는 "다양성 좀 더 늘리기 위해 집단지도체제를 다시 검토해야 된다"고 말했다.
한 참석자는 비공개 자리에서 "전당대회 룰을 일반 국민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얘기하기도 했다. 당심 100%로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뽑는 현행 룰을 개정해 국민 여론조사를 포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같은 의견이 나오는 데 대해 윤 권한대행은 "당 수습과정에서 당 구성원들이 논의하며 결정할 문제"라며 "전당대회를 준비하면서 룰에 관한 것은 또 어떻게 하면 좋을지 다양한 의견을 들어서 결론을 내려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원외 조직위원장들은 간담회가 끝난 뒤 반성의 의미에서 국민들을 향해 인사한 뒤 결의문을 낭독했다. 결의문에는 민생·전국 정당으로 거듭나겠다는 약속과 원외위원장 회의를 정례화하겠다는 내용 등이 담겼다.
stand@fnnews.com 서지윤 정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