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곡살인' 이은해, 피해자 남편과 혼인 무효…"일방적 착취"
2024.04.20 10:37
수정 : 2024.04.20 10:37기사원문
'계곡 살인 사건'으로 무기징역을 확정받은 이은해와 피해자인 남편 윤모씨의 혼인이 무효라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20일 법조계에 따르면 인천가정법원 가사3단독 전경욱 판사는 윤씨 유족 측이 이씨를 상대로 낸 혼인 무효 소송에서 전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혼인신고 당시부터 윤씨의 사망에 이르기까지 이씨에게는 참다운 부부관계를 바라는 의사가 없었다"며 "경제적으로 이씨와 윤씨가 공동으로 생활을 운영했다기보다 이씨가 윤씨를 일방적으로 착취하는 구조였다"고 판시했다.
아울러 이씨가 스스로 형사사건에서 윤씨와의 혼인은 '가짜 결혼'이라고 언급한 점, 이씨 지인들이 윤씨와의 혼인신고를 몰랐거나 실제 부부가 아니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도 혼인 무효 판단의 근거가 됐다.
앞서 윤씨 유족은 이씨가 결혼생활을 할 의사 없이 재산상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윤씨와 결혼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민법 제815조는 당사자 간에 혼인의 합의가 없었을 때 혼인을 무효로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실제 이씨와 윤씨는 2017년 3월 혼인 신고만 했을 뿐 상견례나 결혼식을 하지 않았다. 혼인 기간 동안 윤씨와 이씨는 함께 살지도 않았고, 이씨는 다른 남성과 동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는 내연남 조현수와 함께 지난 2019년 6월 경기도 가평군 용소계곡에서 윤씨를 물에 빠지게 해 살해한 혐의로 구속 기소돼 지난해 9월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을 확정받았다.
당시 수영을 못하는 윤씨에게 구조 장비 없이 4m 높이의 바위에서 3m 계곡으로 뛰도록 강요해 숨지게 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윤씨의 보험금을 노리고 범행에 나선 것으로 파악됐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