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세 → 유산취득세 전환해 공평과세… 7월 개정안에 포함"

      2024.04.21 17:57   수정 : 2024.04.21 21:43기사원문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던 각종 세제개혁이 총선 참패로 제동이 걸리게 됐다. 그럼에도 국회에 협조를 구해 최대한 세제개편을 이루겠다는 게 대통령실 방침으로, 특히 상속세의 '유산취득세' 전환은 애초에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사안인 만큼 야권의 전향적 검토를 바라고 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21일 본지와 통화에서 "7월 발표하는 세법개정안에 상속세 개편을 넣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유산취득세 전환은 세계적인 추세라 상속세의 세율을 낮추는 것보단 야당이 덜 반대할 수 있을 거라 봐서 공감대를 형성토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행 상속세는 피상속인이 남긴 전체 유산 총액을 기준으로 과세하고, 상속인들이 연대 납세의무를 지는 유산세 방식이다. 이 경우 누진세율이 크게 적용돼 경우에 따라 개별 상속인이 받는 것보다 큰 세 부담을 안게 될 수 있다.


이런 공평과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유산취득세'다. 각 상속인의 취득재산 가액에 개별적으로 과세해 받는 부분에 대해서만 세 부담을 지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공평과세는 물론 재산분할을 촉진해 부의 집중을 억제하는 효과도 있어 많은 선진국이 택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상속세를 부과하는 24개국 중 일본·독일·프랑스 등 20개국이 유산취득세를 시행하고 있다. 유산세 방식은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영국·덴마크 4개국뿐이다.

하지만 총선에서 여당인 국민의힘이 참패하면서 국정운영 동력 약화는 불가피하게 됐고, 여러 국정과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그럼에도 대통령실은 유산취득세 전환을 접지 않겠다는 의지다. 상속세 개편은 여소야대가 아니라도 부자감세와 세수감소 논란을 극복할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고, 상속세 완화에 민감한 야권에서도 유산취득세로의 과세방식 전환은 일부 찬성 의견이 제기됐다는 점에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유산취득세가 되면 어쨌든 상속을 받는 소수만 혜택을 보게 되고, 세수가 유산세보다 줄어들 수밖에 없어서 야당에서 공정 측면으로 비판하기 쉬울 것"이라면서도 "다만 현재 가업승계 지원에 대해선 어느 정도 사회적 이해가 형성돼 있고, 서울 아파트의 상당수가 상속세 대상에 들어간 상황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은 앞서 유산취득세 전환 필요성이 제기된 토론회를 개최한 바 있다. 김병욱·유동수·송기헌 의원은 지난해 4월 21일 '상속세 유산취득세 방식 긍정적 검토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원은 "상속세는 납세자의 과도한 부담과 평생 기업활동이나 개인소득활동에 최종적으로 한 번 더 걷는 세금이라는 문제가 있다"고 짚었고, 유 의원은 "차제에 유산취득세 방식으로 바꾸면서 각종 공제액과 가업상속 부분 등까지 근본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직접적으로 주장했다.

세수 감소 문제에 대해선 대통령실은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속세수는 애초에 기업 오너들의 상속 발생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져왔다는 이유에서다.
과세방식 전환의 영향이 제한적이란 것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상속세수는 특정 요인에 의존한다.
예를 들어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타계 후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을 위시한 유족들이 매년 2조원씩 상속세를 납부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모 중견기업 오너가 돌아가셨는데 특이하게도 상속인이 상속세를 일시납을 했다”며 “이런 다양한 케이스에 따라 상속세수가 달라져서 과세방식 전환 때문에 세수가 대폭 줄어드는 구조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uknow@fnnews.com 김윤호 기자

Hot 포토

많이 본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