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출신' 제이창 "BTS 보고 '올라운더' K팝 가수 꿈꿨죠" ①

      2024.04.22 06:31   수정 : 2024.04.22 06:31기사원문
가수 제이창 ⓒ News1 김진환 기자


가수 제이창 ⓒ News1 김진환 기자


가수 제이창 ⓒ News1 김진환 기자


[편집자주]요즘 K팝 아이돌 그룹에서 외국인 멤버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아니, K팝 그룹들이 이젠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타깃으로 하면서 이른바 '바다 건너온' 멤버들은 팀 구성의 '필수 조건'이 됐을 정도죠. 성공의 꿈을 안고 낯선 한국 땅을 찾은 외국인 멤버들은 과연 어떤 즐거움과 고민 속에 현재를 지내고 있을까요? [물 건너온 아이돌] 코너를 통해 이들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보려 합니다.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한국에서 노래할 수 있어 좋아요."

[물 건너온 아이돌] 두 번째 주자인 그룹 원팩트 및 B.D.U의 멤버 제이창(23)과의 대화는 흥미로웠다.

그는 다소 서툰 한국어 실력에도 자신의 의사를 명확하게 전달하려 노력했고, 때론 전혀 예상치 못한 단어를 사용해 모두를 웃게 했다. 그러면서도 꿈을 이루기 위해 달려온 과정을 풀어놓을 때는 진지한 면모가 돋보였다.
연고 없는 타국에서 열심히 살아온 제이창의 단단함이 대화에 묻어났다.

제이창은 미국 뉴저지 출신으로 아버지는 헝가리와 아일랜드 혼혈이며, 어머니는 필리핀과 중국 혈통이다. 그는 유튜브를 통해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불타오르네' 무대 영상을 보고 K팝 아이돌의 매력에 푹 빠졌다. 춤과 노래 모두 뛰어난 실력을 갖춘 멤버들을 본 제이창 역시 모든 포지션을 소화하는 '올라운더'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이를 아우를 수 있는 'K팝 가수'를 꿈꾸게 됐다.

물론 그 과정은 쉽지 않았다. 우연한 기회로 MBC 아이돌 서바이벌 '언더나인틴'에 출연했던 제이창은 아직 준비가 완벽하게 되진 않은 탓에 일찍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이후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뒤에는 잠시 아이돌을 포기할 생각도 했다고. 하지만 그는 곧 다시 꿈을 키워갔고, 지난해 엠넷 보이그룹 서바이벌 '보이즈 플래닛'에 출연해 10등이라는 성적을 얻으며 실력과 매력을 인정받았다. 그 후 아이돌그룹 원팩트로 데뷔하며 6년 만에 꿈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제이창의 도전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그는 엠넷 보컬 서바이벌 '빌드업'에 출연해 보컬리스트로서 가창력을 뽐냈고, 최종 4인에 선정돼 프로젝트 그룹 B.D.U로도 활동하게 됐다. 그간의 노력이 꽃을 피운 것이다.

한국어를 전혀 하지 못하는 상태로 우리나라에 온 제이창은 초반엔 소통의 어려움도 겪었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기 위해 책을 읽고, 드라마를 보고, 연습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등 실전에 부딪히며 언어를 익힌 그다. 본인의 꿈을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스스로를 단련한 것. 또한 한국 문화에도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는 제이창은 이곳에도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이 곁에 많이 생겼다며 한국 생활이 좋다고 말했다.

시련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며, 꿈을 위해 스스로를 담금질해 여기까지 온 제이창에게선 건강한 자신감이 느껴졌다.
'물 건너온' 미국의 아이돌 제이창과 마주 앉았다.

-반갑습니다, 본인 소개 부탁해요.

▶원팩트의 메인 보컬이자 비디유(B.D.U) 멤버, 그리고 솔로 가수로 활동하고 있는 제이창이라고 해요. 미국 뉴저지 출신이에요.

-제이창의 부모님은 한국 출신이 아닌 외국인이잖아요. 본인 역시 미국 출신이고요. 그럼에도 K팝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저는 아버지 덕분에 음악에 관심이 많이 생겼었는데, 15년 동안 프로페셔널하게 드럼을 쳤어요. 그런데 2016년에 유튜브로 방탄소년단(BTS) 선배님의 '불타오르네'를 봤는데 보컬이랑 랩, 퍼포먼스 다 잘할 수 있는 팀은 처음 봤어요. 그렇게 모든 걸 다 잘할 수 있는 가수 중 하나 되고 싶어서 한국에서 데뷔하는 꿈을 꾸기 시작했습니다.


-워낙 뛰어난 가창력을 가졌으니 미국에서도 충분히 가수에 도전해 볼 수 있었을 텐데, 'K팝 아이돌'을 꿈꾸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모두 너무 리스펙트 하지만만, 저는 K팝 가수처럼 여러 가지를 잘해야 되는 '올라운더 뮤지션'이 되고 싶어서 도전하게 됐어요.

-한국에는 어떻게 오게 됐어요.

▶뉴욕에 한국 라디오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그 프로그램에서 샘김 선배님의 '시애틀'을 부르고 영상을 찍었어요. 그 영상을 인스타그램에 올렸는데, 한 달 후에 어떤 캐스팅 디렉터 분이이 저한테 연락을 했어요. '언더나인틴'이라는 프로그램에 초대한다고 DM을 주셨고, 저는 당연히 너무 가고 싶었어서 바로 '하겠습니다'라고 했어요.

-아이돌 서바이벌 오디션은 한국인들에게도 힘든 도전인데 부담감은 없었나요.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아무리 힘들어도 제 실력을 제일 많이 보여드리고 증명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도 언어나 낯선 환경 등이 힘들긴 했을 것 같아요.

▶그땐 한국어를 하나도 못 했는데, 그 프로그램에 영어를 조금 할 수 있는 연습생들이 몇 명 있어서 서로 '콩글리쉬'로 소통했어요. 특히 신예찬이라는 친구를 통해서 소통했는데 (덕분에) 다른 연습생 분들이랑 제작진분들이랑 잘 소통할 수 있었어요. (낯선 환경이) 겁나기보다는, 새로운 경험을 너무 하고 싶어서 (오히려) 설레고 기대가 됐어요.

-'언더나인틴'으로 처음 한국의 트레이닝 시스템을 경험해 보니 어땠어요.

▶너무 재밌었지만 제가 너무 준비 안 된 상태라서 좀 아쉬웠어요. 경험이 짧아서 1라운드에서 탈락했죠. 이후 첫 회사에서 연습생 생활을 하게 됐는데, 한국어를 아예 못 하는 상태였고 한국 문화도 익숙하지 않아서 조금 외로웠어요. 그러다 비자 때문에 미국으로가야 해서 돌아가 지내다 보니 가수를 포기할까도 잠시 고민했었죠.

-그러면 어떻게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K팝 가수가 될 생각을 했어요.

▶미국에 있는 지인이 K팝 연습생들이 하는 투어를 같이 해보자고 했어요. 2021~2022년에 그 투어를 하면서 '내가 노래하는 게 재밌었구나'를 생각했고, 다시 가수가 되고 싶은 마음이 생겼어요. 이후에 지금 회사를 만났고, 프리 데뷔 프로젝트를 몇 개 하다가 '보이즈 플래닛' 오디션에 참가하게 됐어요.

<【물 건너온 아이돌】 제이창 편 ②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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