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돈 받고 골드바 보냈는데 계좌정지라니..." 3자거래 사기 막기 위한 금융사 대응은?

      2024.04.23 05:59   수정 : 2024.04.23 05:5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중고거래 사이트로 엔화를 거래했습니다. 6시에 만나기로 했는데 약속 장소 밖에서 어떤 사람이 한참 서성이더니 들어와서는 한 시간가량을 지체하다가 제 통장에 입금을 하고 엔화를 가져갔는데, 두 시간 후 토스에서 '사기사건으로 계좌 이용 금지'라는 알람이 떴습니다. KB국민은행·기업은행·하나은행·카카오뱅크 계좌도 다 이용불가 처리가 됐더군요. 앞으로는 직거래를 하더라도 무조건 현찰로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최근 중고거래가 활발해지면서 중고거래 사이트를 중심으로 다양한 상품이 거래되고 있는 가운데, 본인도 모르는 새에 계좌가 사기에 연루되는 '3자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에 금융사들도 3자 사기를 방지하고 안전한 금융거래를 진행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금이나 엔화 등 고가물품이 중고거래 사이트에 빈번히 등장하고 있다. 이란의 이스라엘 보복 공격으로 중동 확전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수요가 높아진 데다가 엔화 가치가 34년 만에 저점을 찍은 '엔저' 현상의 영향으로 엔화 수요도 급등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고가 물품이 중고거래 사이트에 자주 등장하며 사기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최근 가장 유행하는 범죄는 '3자 사기'로, 사기꾼이 구매자로 행세하며 실제 구매자에게 판매자의 계좌번호를 알려줘 입금하게 하고, 구매자에게 가야 할 물건을 판매자에게서 가로채는 사기 수법이다. 결국 이 과정에서 실제 판매자의 계좌번호가 도용되며 판매자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사기에 연루되는 구조다. 구매자가 계좌 주인에게 사기를 당했다고 생각해 계좌를 신고해 거래가 정지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해당 사기수법은 주로 고가 물품을 노리고, 입금과 거래가 동시에 이뤄져 미리 알기 쉽지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카카오페이·네이버페이·토스 등 주요 핀테크사는 '3자 사기'를 포함한 금융사기를 방지하기 위한 대응책을 내놨다.

먼저 카카오페이의 경우 마이데이터에 연결돼 있는 계좌가 타인에게 도용돼 악용되고 있는지, 사기 의심 계좌로 등록돼 있는지를 알려주는 ‘계좌 지킴이’ 서비스를 통해 '3자 사기'를 방지하고 있다. '계좌 지킴이’는 금융사기 방지 소셜벤처인 더치트의 API를 통해 마이데이터로 연결한 내 계좌를 조회하고 사기 사건 등과 연루돼 있는지 알려준다. 사용자들은 카카오페이 자산관리에서 계좌를 연결하고, 해당 계좌들의 안전 여부를 한꺼번에 편하게 확인할 수 있다.

모르는 사람에게 송금하거나 중고거래가 필요한 경우에 상대 계좌의 사기 의심 계좌 여부를 따로 조회할 수 있는 기능도 탑재됐다. 카카오페이 사용자들은 연락처나 수신인의 계좌를 입력해 사기 이력을 확인하고 금융사기 피해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다.

토스도 '사기 의심 사이렌' 서비스를 기반으로 토스를 통한 송금이 안전한지를 종합적으로 판단, 고객에게 위험도를 알려주고 있다. 송금 화면에서 받는 사람의 연락처 혹은 계좌번호를 입력하면 자동으로 수신 계좌 혹은 연락처의 사기 의심 여부를 확인해 준다.
불법 피싱 사이트나 사기 쇼핑몰 등에 공개된 확실한 계좌로의 송금은 완벽 차단하며, 이상거래탐지시스템(FDS)과 머신러닝 판단에 의해 위험도가 높게 판단된 경우 하단 경고창을 통해 고객에게 송금 진행의 선택권을 부여한다.

이 외에 네이버페이도 사용자들이 네이버페이 앱으로 휴대폰 내 피싱(Phishing) 등 금융사기를 유발하는 악성앱 등의 설치 여부를 직접 검사할 수 있는 '페이앱 백신' 서비스를 통해 보안 기능을 강화했다.
해당 서비스는 서울경찰청과의 협력을 통해 보안검사 시 최신 금융사기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가장 최신 수법의 피싱, 스미싱까지 정확하게 걸러내는 것이 특징으로, 각종 금융사기를 유발하는 악성앱 설치 여부와 루팅이나 탈옥, 가상머신, 메모리 변조 등으로부터 휴대폰 운영체제가 안전한지 전반적인 보안까지 검사 후 '위험', '주의', '안전' 3단계로 구분해 안내해준다.

yesji@fnnews.com 김예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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