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조명만으로도 섬유에 붙은 병균을 없앴다

      2024.04.22 14:40   수정 : 2024.04.22 14: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생산기술연구원 바이오메디칼생산기술센터 최동윤 박사팀과 세종대 기계공학과 정재희 교수팀이 햇빛이나 실내 조명만 비춰도 세균이나 바이러스를 없앨 수 있는 섬유코팅 기술을 개발했다. 의료진의 보호복이나 마스크 등을 이 기술로 코팅하면 실내 조명을 1시간만 쪼여도 포도상구균이나 대장균을 99.99% 제거할 수 있다. 또 바이러스의 경우도 2시간이면 제거된다.



22일 생산기술연구원에 따르면, 연구진이 개발한 섬유코팅기술은 꽃잎 모양의 나노구조체를 섬유 표면에 만들어 우수한 방오·항균 기능을 띈다. 섬유 위에 나노구조체가 만들어지면 섬유에 항균·항바이러스 기능이 형성돼 오염물질이 덜 달라붙고 일상 속 가시광선으로 병균을 살균한다.


이제까지 개발된 화학적 합성 방법은 고온·고압의 상황에서 12시간 이상의 긴 공정시간으로 인해 대면적의 기능성 나노구조체 섬유를 만들어내기가 어려웠다. 또한 병원체가 달라붙는 것을 완벽하게 막을 수 없어 섬유 표면에 붙은 일부 병원체가 증식해 2차 감염을 일으킬 수도 있다.

연구진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빠르고 간단하게 초소수성 나노구조체를 섬유 표면에 형성할 수 있는 증발유도 자기조립 공정을 적용했다. 자기조립형 분자로 구성된 콜로이드를 급속 증발시키면, 미소결정 입자인 콜로이드 이온이 겹겹이 쌓인 층상 형태인 '라멜라 형태'의 나노구조체로 만들어진다. 증발 과정에서 자기조립과 함께 수직 재배열이 이뤄져 섬유 표면에 꽃잎 모양을 띄게 된다.

연구진은 이 기술을 바탕으로 아세톤과 같이 증발이 빠른 코팅용액에 섬유를 담갔다 꺼내 40~60도에서 굳게 하면 2시간 이내에 꽃잎 모양의 나노구조체가 코팅된 섬유를 얻게 된다.

이렇게 코팅한 섬유는 박테리아 현탁액을 비롯해 점성이 높은 혈장, 타액, 혈액에서도 초소수성에 의한 탁월한 방오성을 띄었다.

실제 실험 결과, 포도상구균과 대장균의 경우엔 실내조명 아래 1시간만 놓아도 99.99% 살균이 이뤄졌다. 또한 MS2 박테리오파지는 2시간 내에 99.99% 살균됐다. 특히, 박테리아 현탁액을 기능성 섬유에 뿌리면 방오 및 광살균 성능의 시너지 효과로 30분 만에 100% 살균됐다.

최동윤 박사는 "저온 딥코팅 공정으로 빠르고 간단하게 방오·항균 기능을 갖는 나노구조체를 형성할 수 있어 대면적·대량생산에 적합한 섬유 코팅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상생활 속 가시광 에너지를 이용한 항균, 항바이러스 기능성 섬유 제조기술은 필터, 마스크, 방호복 등 다양한 소재로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살균 코팅기술을 지난 4일 재료분야 국제 학술지 '스몰(Small)'에 발표했으며, 학술지측에서는 이 기술을 '표지논문(Front cover)'으로 선정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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