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석유화학 재고 줄었다… 대기업 '숨통'
2024.04.23 09:13
수정 : 2024.04.23 09: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지난해 말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재고자산 증가율이 0.3%에 그치며 재고 증가세가 한 풀 꺾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와 석유화학 업종이 2년 만에 침체에서 벗어나면서 재고 증가세가 사실상 멈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자동차와 조선·기계·설비 업종의 재고자산은 오히려 늘어났다.
23일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가 매출 상위 500대 기업 중 공시자료를 통해 전년도와 현황을 비교할 수 있는 274개사의 재고자산 변동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이들 기업의 지난해 말 재고자산은 총 179조5968억원으로 전년(179조459억원) 대비 0.3% 증가하는 데 그쳤다.
국내 주요 상장기업들의 재고자산은 2021년 135조3015억원에서 2022년 179조459억원으로 가파르게 증가했지만, 지난해에는 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보이며 증가세가 둔화된 모양새다.
이는 국내 시총 1, 2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업황 회복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2022년 36조1097억원에서 지난해 36조7514억원으로 1.8%(6417억원) 소폭 증가하는 데 그쳤다. SK하이닉스는 같은 기간 3조8421억원에서 3조6021억원으로 6.2% 감소했다. 지난해 정보기술(IT)·전기전자 업종의 재고도 51조288억원으로 집계돼, 전년 대비 0.3%(1623억원)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도 지난해 재고자산이 29조3176억원으로, 전년 대비 9.1%(2조9383억원) 줄어들었다. 중국 업계의 설비 신증설로 인한 공급과잉 해소를 위해 가동률을 조절한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2차전지 업종도 7.2%(6727억원)의 줄어든 8조622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와 함께 △철강(-3.4%) △상사(-6.6%) △식음료(-3.2%) △유통(-3.2%) △생활용품(-0.5%) 등도 재고자산을 털어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동차·부품(19.2%), 조선·기계·설비(16.1%) 등은 재고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의 재고자산은 지난 2022년 말 8조5902억원에서 지난해 말 11조2628억원으로 31.1%(2조6725억원) 증가했다. 기아도 같은 기간 6조3845억원에서 8조3419억원으로 30.7%(1조9573억원)나 늘어났다.
조선 및 기계설비 업종에서는 한화오션(6887억원↑, 31.3%), 삼성중공업(1556억원↑, 9.9%), 한화에어로스페이스(1308억원↑, 21.4%) 등의 재고 증가세가 컸다.
한편 이번 분석에서 재고의 범위는 상품, 제품, 반제품 , 재공품 재고자산을 포함했다. 원재료 등의 재고는 포함시키지 않았다.
hoya0222@fnnews.com 김동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