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곤증과 수면장애 차이 '2주'..건강한 수면하려면?

      2024.04.24 10:50   수정 : 2024.04.24 10:5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건강보험 진료데이터에 따르면, 2018년부터 5년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해 병원을 찾은 ‘수면장애’ 환자가 약 110만 명으로 5년간 30% 이상 급증했다. 특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통계 자료에서는 한국인 평균수면 시간이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경희대병원 신경과 황경진 교수는 "인생의 3분의 1이 수면시간인 만큼 수면은 낮에 쌓인 마음과 육체의 피로를 해소하고 기억 등의 인지기능을 강화하는 중요한 과정이다"라며 "건강한 삶을 영위하기 위한 수면의 질이 떨어지면 신체 리듬의 균형이 깨져 피로가 증가하고, 낮시간 동안 학습장애, 안전사고, 능률저하와 기분 장애 등의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라고 24일 말했다.



황 교수는 "자고 난 다음날 일상에 지장이 없는 정도의 잠의 양이 곧 적정 수면시간으로 개인별로 차이가 있지만, 통상적으로 성인은 7~8시간의 수면이 필요하다”며 “수면은 고혈압, 당뇨 등 대사성 질환과도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수면시간이 짧으면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 호르몬 분비가 증가해 체중 증가 및 복부비만, 더 나아가 대사성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수면장애는 평균 수면시간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
다음날 일상생활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 크게 문제되지 않는다. 세계국제수면학회에 따르면, 5시간 이하의 잠을 자도 일상생활을 잘 유지하는 사람을 ‘short sleeper’, 10시간 이상 자야하는 사람을 ‘long sleeper’라고 지칭하고 있다.

황 교수는 “수면의 질을 높이고자 억지로 잠을 청하는 행위는 오히려 스트레스와 불안을 증가시켜 불면증을 유발,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누운 뒤 20~30분 동안 잠이 오지 않는다면 잠자리에서 벗어나는 것을 추천한다”며 “주변 조도를 낮춘 상태에서 독서, 명상, 음악 감상을 통해 긴장을 완화시키고 잠이 자연스럽게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평일에 충분한 수면시간을 갖지 못했다면, 이를 주말에 보충하는 것은 좋다. 단, 주말 수면 보충에도 원칙이 있다.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잠자리에 들되 총 수면시간을 2시간 이상 초과하지 않는 것이다. 주말에 너무 길게 몰아서 자면, 야간수면을 방해해 다음 날 수면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수면 패턴이 불규칙해져 생체리듬이 깨지고 면역력 약화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수면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을 매일 일정하게 유지하고 운동은 잠들기 6시간 전, 음식 섭취는 3시간 전에 마무리하는 것을 권장한다”며 “술을 먹으면 잠에 쉽게 들 수 있지만, 깊은 잠에 들지 못하고 자주 뒤척여 오히려 불면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가급적 술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커피 등 카페인이 함유된 음료는 하루에 1잔 정도가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잠들기 3시간 전부터는 가급적 스마트폰 사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액정화면에서 방출되는 블루라이트가 멜라토닌 생성을 억제하고, 전반적인 수면 리듬을 늦춰 잠드는 데까지 걸리는 시간을 지연시키기 때문이다.


황 교수는 “일반적으로 2주 이내로 증상이 사라지지만, 만약 피로감이 그 이상 계속되거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의 극심한 피로, 심한 졸음이 나타난다면 춘곤증이 아닌 수면장애를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camila@fnnews.com 강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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