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의개특위 출범, 첫 회의..'의정갈등' 해소는 요원

      2024.04.25 17:30   수정 : 2024.04.25 17:3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가 25일 오전 첫 회의를 가졌지만 '의대 사태'의 핵심 주체인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가 빠지며 반쪽짜리로 출범했다.

의개특위, 상반기 개혁 로드맵 발표

최대 현안인 의대 증원 문제는 이날 논의되지 않았고 앞으로도 구체적 논의 계획은 없을 예정이다. 이번 의개특위는 노연홍 위원장을 포함한 18명의 민간위원과 사회부총리 등 6명의 정부위원 등 총 24명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정부는 의료계에 여러 차례 참여를 촉구했지만 결국 법정단체인 의협과 '의대 사태'의 핵심 주체인 전공의들의 단체인 대전협이 참석하지 않았다.

노 위원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을 갖고 의개특위 첫 회의 결과에 대해 설명했다.
회의에서는 의료개혁의 성과가 국민과 의료현장에서 체감될 수 있도록 우선순위가 높은 과제를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의개특위는 이날 4개 과제를 선정해 집중 논의하고, 상반기 내에 구체적 로드맵을 발표하기로 했다. 4개 과제는 △중증·필수의료에 대한 보상 강화 △의료전달체계의 정상화 △전공의 수련 국가책임제 도입 △의료사고 안전망 강화다.

회의에서는 초고령사회 전환에 대비하기 위한 1차 의료 강화 대책 마련, 20년 이상 지속된 낡은 지불보상체계의 혁신에 대한 필요성도 논의됐다.

노 위원장은 "기획재정부 등 참석한 정부위원들도 의료개혁 추진을 위한 과감한 재정 투자, 실손보험 개선 추진 의지를 강조하는 등 정부도 개혁 의지를 분명히 했다"며 "의협과 대전협이 특위의 논의에 신속하게 참여해 보건의료의 미래를 위한 논의에 동참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위 운영의 중요 방향으로 △투명성 △전문성 △독립성 △상호협력을 강조하고 특위를 통해 실효적인 위원회가 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력하고 단체의 합리적 방안에 대해 정부가 화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특위, '의정갈등' 해소 어려울 전망

의대 증원을 두고 정부와 의료계 간 갈등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의개특위가 출범했지만 의정갈등을 실효적으로 풀어내는 기구가 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당장 의협과 대전협은 정부의 참여 촉구에도 결국 특위에 불참했다. 의료개혁을 위한 구체적인 협의의 대상이 위원회에 들어오지 않은 것이다.

정부가 의대정원 2000명 확대 원칙에서 한 발 물러서며 사실상 1000명 증원으로 유화적 제스처를 취했지만 '의대 증원 정책 자체를 원점에서 재검토하라'는 의료계의 입장은 여전히 강경하다. 정부의 양보에도 의료계가 타협보다 정책 폐기를 요구하고 있는 만큼 협상이 더 진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의개특위에서 의대 증원 문제는 구체적인 논의 주제가 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노 위원장은 "특위는 의료체계와 제도 개혁을 조금 더 큰 틀에서 논의하는 기구"라며 "의대 증원의 전체적인 큰 틀의 논의는 가능하지만 구체적인 의대 정원을 논의할 계획은 현재로서는 없다"고 덧붙였다.

의료계는 특위 구성에 참여하지 않은 것은 물론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의 폐기·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며 강경 일변도의 모습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날부터 '빅5' 병원을 포함한 전국 의대교수들의 사직이 시작됐고, 의협은 의개특위는 의료계의 입장이 제대로 반영되기 어렵기 때문에 현재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건정심, 의료개혁 1조4000억 투입

이날 보건복지부는 박민수 복지부 2차관 주재로 제9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개최해 필수의료 분야에 1조 4000억원 이상을 집중 투자해 의료개혁 4대 과제 등이 차질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뒷받침할 계획이다.

1·4분기에는 분만, 소아, 중증응급 등 공급.수요 부족 분야 보상 강화에 1조1200억원 이상이 투자됐다.
고난도 외과계 수술료 인상, 감염관리 인력 유지를 위한 보상 등 중증·필수의료 분야 보상이 강화에 276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또 500억원 이상을 투자해 중증 정신질환자의 응급치료 및 급성기 입원료(폐쇄병동, 격리보호료) 등을 인상, 중증 정신질환 분야 보상을 강화한다.
어린이 공공전문진료센터 사후보상 실시를 골자로 하는 지역·필수의료 공백 해소를 위한 대안적 지불제도 도입 확대에는 1500억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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