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믿고 '둔촌주공’ 포기...강북 15억 ‘한숨만 나와요’
2024.04.27 09:00
수정 : 2024.04.27 09:2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공사비 급등으로 분양가격이 치솟으면서 서울 강북에서도 전용 84㎡ 기준으로 15억원 시대가 열리고 있다. 강동구에서 분양한 ‘올림픽파크포레온(둔촌주공 재건축)’이 13억원대(전용 84㎡)에 공급되면서 고분양가 논란으로 대규모 미계약 사태를 빚은 때가 지난 2022년 말이다.
27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 1·4분기 서울 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7245만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강북에서 전용 84㎡ 기준으로 분양가격이 15억원에 달하는 단지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서대문구 홍제3구역 재건축 조합은 최근 정비사업비 변동으로 인한 조합원·일반 분양가 변동 내역 추정치를 공개했다. 원자재값 급등으로 공사비가 3.3㎡당 512만원에서 784만원으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예상 일반분양가도 3000만원대에서 4250만원대로 올랐다. 전용 84㎡ 일반 분양가가 기존 10억원대에서 14억8027만원으로 약 46% 상승할 것으로 추정됐다. 조합은 물가가 더 오를 경우 분양가가 더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국평 기준으로 수도권의 웬만한 지역도 분양가격이 12~13억원대다. 서울에서 10억원 이하는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 업계의 설명이다.
앞서 공사비 증액의 직격탄을 가장 먼저 맞은 단지가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 재건축 단지다. 지난 2022년 4월 15일자로 시공사의 유치권 행사로 공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같은 해 12월말 어렵게 일반분양에 나섰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청약홈 자료를 보면 1순위 청약에서 3695가구 모집에 1만3647명이 신청해 3.7대1의 저조한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사비 증액으로 인한 고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 분양가(최고가 기준)를 보면 전용 59㎡는 10억6250만원, 84㎡는 13억2040만원이었다.
고분양가는 대규모 미계약으로 이어졌다. 일반공급 4786가구 가운데 899가구가 지난해 3월 ‘무순위 청약(줍줍)’으로 나온 것. 당시 유튜브 등에서는 둔촌주공에 대한 비관적인 전망이 쏟아졌다.
앞서 정부는 줍줍 규정을 바꿔 무주택, 거주요건에 상관없이 전국서 줍줍 청약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바뀐 개정안의 첫 수혜단지가 ‘둔촌주공’이었다. 줍줍 개정에 대해 "국토부의 둔촌주공 일병 구하기"라는 평가가 쏟아졌다. 899가구 줍줍 청약에는 4만1540명이 신청했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결과적으로 둔촌주공이 고분양가가 아닌 것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원자재값 외에도 환경·안전규제 강화로 간접비까지 상승하고 있어 공사비 상승세가 진정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