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6·25전쟁 참전용사, 고(故) 페르디난트 티탈렙타 "대한민국에 잠든다"

      2024.04.26 14:40   수정 : 2024.04.26 14:4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국가보훈부는 한국전쟁(6·25전쟁)에 네덜란드군으로 참전한 유엔 참전용사의 유해가 국내로 봉환돼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된다고 26일 밝혔다.

보훈부에 따르면 고(故) 페르디난트 티탈렙타 네덜란드 참전용사의 유해 봉환식을 오는 29일 오후 4시 40분쯤 유해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하면 5시 30분부터 '여기서부터 대한민국이 모시겠습니다'란 주제로 유해 봉환식이 거행된다.

유해 봉환식은 국방부 의장대가 도열한 가운데 고인의 유골함을 향해 예를 표하고 추모사 후 봉송 차량까지 모시는 간결한 의식으로 진행된다.



유해 봉환식엔 강정애 보훈부 장관, 페이터 반 더 플리트 주한네덜란드 대사, 고인의 배우자와 손녀 등 유족이 참석할 예정이다. 추모사는 강 장관과 페이터 반 더 플리트 대사, 고인의 배우자가 차례로 낭독한다.


유해 봉환식을 마치면 유해는 5월 1일까지 국립서울현충원에 임시 안치되며, 안장식은 유족과의 협의에 따라 그 다음 날인 5월 2일 오후 2시부터 부산 유엔기념공원에서 주한네덜란드대사관 주관으로 거행된다.

강 장관은 "보훈부는 앞으로도 유엔 참전용사님들에 대한 사후 국내 안장은 물론 재방한 초청과 현지 감사·위로 행사 등 다양한 국제보훈 사업을 통해 참전 영웅들의 숭고한 희생과 헌신에 보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고인은 1953년 4월 3일부터 이듬해 4월 23일까지 약 1년간 네덜란드군 반호이츠 부대 소속 이병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

고인은 21살의 나이에 자원해 6·25전쟁 참전을 결심했다. 참전 일주일만에 오른쪽 엉덩이와 허벅지에 부상을 입었으나 다시 전장으로 복귀했고, 정전 하루 전날인 1953년 7월 26일 전개된 묵곡리 전투(340고지 전투)에서 여러 명의 전우를 잃는 아픔을 겪었다.

그는 6·25전쟁에서의 공적을 인정받아 1984년 네덜란드 정부로부터 정부 훈장을 받았고, 은퇴 후엔 반호이츠 부대 역사박물관에서 20년간 봉사하며 네덜란드군의 6·25전쟁 참전의 역사를 알리는 데 기여했다.

고인의 배우자 마리아나 티탈렙타 씨는 "남편이 생전에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안장되기를 희망했다. 남편의 유언대로 유엔기념공원에 안장하게 돼 기쁘다"라고 말했다.

유족을 포함한 방한단은 유해 봉환식과 횡성전투기념식, 안장식 등에 참석한 후 다음 달 3일 출국한다. 이번 일정엔 고인과 생전에 인연이 깊은 페트뤼스 호르메스 네덜란드 한국전 참전협회장과 반호이츠 부대원들도 방한해 함께한다.


부산 유엔기념공원엔 이날까지 총 26명이 사후 안장돼있으며, 이들 가운데 네덜란드 참전용사는 5명이다.

wangjylee@fnnews.com 이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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