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재앙 닥친다”...집 팔아야 되나, 섬뜩한 경고
2024.04.27 15:00
수정 : 2024.04.27 15:08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요즘 부동산 업계에 회자되는 말이 있다. ‘정해진 미래, 예고된 재앙’이 그것이다. 여기서 정해진 미래는 단기적으로 ‘공급절벽’을 말한다.
예고된 재앙은 이같은 미래가 시장에 미칠 영향이다. 공급절벽은 집값 폭등, 인구 감소는 집값의 장기 하락으로 이어진다는 것이다. 최근 이에 관련된 보고서가 나와 관심이다.
정해진 미래 ① : 공급절벽..."서울은 더 심각"
국책연구기관인 국토연구원은 최근 '주택공급 상황분석과 안정적 주택공급 전략’ 보고서를 통해 공급절벽이 현실화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국 주택 착공 실적은 20만9000가구로 연평균 대비 47.3%에 그쳤다. 인허가는 38만9000가구로 연평균 대비 74.2%, 준공은 31만6000가구로 73.9% 수준이었다.
서울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서울의 경우 인허가, 착공, 준공 모두 연평균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주택 착공은 2만1000가구로 연평균의 32.7%에 불과했다. 인허가는 2만6000가구(37.5%), 준공은 2만7000가구(42.1%)로 각각 나타났다.
윤석열 정부는 오는 2027년까지 전국에 270만 가구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김지혜 국토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급계획 대비 실적을 보면 지방은 99.3%를 기록했지만 서울은 32%로 저조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2~3년 후에 서울은 주택 공급이 부족해지면서 가격이 불안해지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3년 뒤 공급절벽’은 굳이 국토연의 보고서가 아니어도 업계에서는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 국토연의 이번 보고서도 공급절벽의 심각성을 다시 강조하기 위해 작성했다는 후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주택 공급이 줄고 있는 데, 특히 비 아파트 시장은 고사상태"라며 "공급 절벽이 집값을 끌어 올리는 요인이 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해진 미래 ② : 인구감소..."2040년부터 장기하락"
공급절벽과 더불어 정해진 미래는 ‘인구감소’다. 최근 저출산·고령화 등 인구감소로 2040년부터 집값이 장기 하락 국면으로 진입한다는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한국의 초저출산·초고령화와 부동산 시장’ 보고서가 그것이다.
왜 2040년부터 장기하락 국면을 예측했을까. 집값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인구와 가구수다. 인구가 감소했도 가구는 2039년에 정점을 찍고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서다. 즉 2040년부터는 인구도 계속 줄고, 동시에 가구수도 감소하게 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용만 한성대 교수는 "인구감소에도 불구하고 1~2인 가구의 증가에 의해 가구수는 2039년까지 증가 추세"라며 "가구수가 정점에 도달하는 2040년께 총 주택수요량도 정점에 도달하기 때문에 그 이후 주택가격의 하락 추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지역별로 보면 수도권의 경우 인구 정점 시기가 2036년, 가구 정점시기가 2041년이다. 반면 지방은 이미 인구 정점시기가 지나갔다는 설명이다. 가구 정점시기도 앞당겨 질 것으로 전망했다.
‘2~3년뒤 공급절벽’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매매가와 전세가를 어느 정도 자극할 수 있을지만 남았다. 인구 감소에 따른 집값 장기하락에 대해서는 의견이 분분하다. 인구와 가구 감소를 이미 경험한 나라에서 집값이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사례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정해진 미래를 분석한 이 두 보고서의 공통점은 있다. 바로 서울과 수도권,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 커진다는 것이다.
주택 인허가 감소도 지방은 심각하지 않다. 수도권 그 중에서도 서울이 문제다. 집값 장기하락 국면 진입 시기도 지방이 먼저다. 서울은 제일 늦다. 통상 서울 집값이 오르면 시차를 두고 수도권·지방도 오르면서 전국이 상승했다. 하지만 앞으로는 A지역은 폭등하고, B지역은 폭락하는 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지방 주택시장도 시·도별로 각기 다른 양상을 띨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전개될 양극화는 우리가 경험한 것과는 차원이 다를 수 있다”고 분석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