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여왕', 교통사고에 총맞고도 산 '불사조'·'호상 엔딩'…호불호
2024.04.29 10:22
수정 : 2024.04.29 10:22기사원문
(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눈물의 여왕'이 tvN 드라마 역대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우며 신드롬 급 인기 속에 종영했다. 그러나 극 후반부 '고구마 전개'와 '호상 엔딩'에 대해서는 상반된 반응도 나오고 있다.
28일 오후 방송된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연출 장영우, 김희원) 최종회인 16회는 24.850%(이하 닐슨코리아 전국유료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기록과는 별개로 극 후반부 내용 전개 및 엔딩 등과 관련해선 시청자들의 의견이 분분하다.
'눈물의 여왕'은 퀸즈 그룹 재벌 3세이자 백화점의 여왕 홍해인(김지원 분)과 용두리 이장 아들이자 슈퍼마켓 왕자 백현우(김수현 분), 3년 차 부부의 위기와 기적처럼 다시 시작되는 사랑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다. '이혼 위기 속 다시 시작되는 부부의 사랑'이라는 흥미진진한 설정에 재벌가를 둘러싼 암투, 따뜻한 가족애를 적절하게 녹여낸 이야기 덕분에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극이 전개될수록 진부한 'K-드라마' 클리셰가 여기저기서 불쑥 튀어나왔다. 애초에 홍해인이 시한부가 됐다는 설정에서 시작하는 이야기니 그건 차치하고서라도, 수술 후 기억상실에 걸리는 설정은 고루했고 수순대로 진행된 '예측 가능한 극적 갈등'(윤은성의 가스라이팅)은 흥미를 이끌지도 못했다. 일부 시청자들 역시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백현우가 교통사고를 당하는 부분에 실망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았다. 흔히 드라마 속 교통사고는 사건의 불씨가 되거나, 극의 갈등을 최고조로 이끌 때 사용된다. 하지만 백현우의 사고는 그간 계속해서 '사이코패스 짓'을 보여준 윤은성(박성훈 분)의 악행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었다. 심지어 이로 인해 홍해인이 기억을 찾은 것도 아니다. 드라마를 본 이들은 "극의 흐름상 없어도 되는 장면"이었다며, 많은 이들이 '불호'의 반응을 보였다.
'남주' 백현우의 거듭된 시련 또한 비상식적으로 반복되며 재미를 반감시켰다는 평가다. 윤은성에 의해 차에 치인 백현우는 응급실에서 간단한 처치만 한 뒤 다시 홍해인이 감금된 곳으로 향한다. 홍해인을 발견하고 함께 도망치던 그는, 폭주한 윤은성의 총에 맞게 되고, 위기에 처한다. 하지만 장르의 특성상 시청자 그 누구도 백현우가 죽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고, 역시나 주인공은 극적으로 깨어났다. 예상 가능한 억지 전개에 백현우는 '불사조'라는 별명만 얻었을 뿐이다. 더불어 윤은성은 제대로 법적 처벌을 받지 않고 사망해 보는 이들을 허무하게 했다.
김지원의 '호상 엔딩' 역시 화제였다. 극 말미 80대 노인이 된 백현우는 독일에 있는 아내 홍해인의 묘를 찾는다. 홍해인의 묘에는 '당신과 함께 한 시간이 내 인생의 기적이었습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어 위기를 겪은 '백홍부부'가 해로한 사실을 알 수 있게 한다. 또한 두 사람의 생전 약속처럼 먼저 간 한 명이 다른 이를 마중 나오는 아련한 엔딩이 여운을 남겼다. 하지만 갑작스럽게 알게 된 홍해인의 사망 소식이 당황스럽다는 반응도 많다. 불치병을 극적으로 고친 홍해인이 백현우와 행복하게 사는 것만 보고 싶은데, 수십 년 뒤이지만 결국은 사망한 걸 보여주는 게 '굳이' 싶다는 게 일부 시청자들의 의견이다.
이처럼 극 후반부 내용과 엔딩이 아쉽다는 반응도 크지만, '눈물의 여왕'은 어쨌든 끝까지 시청자들의 몰입을 놓치지 않은 채 드라마를 마무리하게 됐다. 덕분에 'tvN 드라마 역대 시청률 1위'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