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보조금 84% 급감'..‘배터리 부진’ SK이노, 정유가 살렸다
2024.04.29 16:24
수정 : 2024.04.29 16:24기사원문
정유 끌고 화학 당기고
SK이노베이션은 29일 올해 1·4분기 영업이익이 6247억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66.6% 늘었다고 공시했다.
SK이노베이션의 실적 개선은 근간인 정유·화학 사업이 이끌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석유사업은 정제마진 강세와 유가 상승에 따른 재고관련 이익 등으로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 흑자전환했다”며 “화학사업은 나프타 가격 상승에 따른 재고관련 이익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영업이익이 1241억원 늘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기간 배터리 사업 영업적자는 대폭 확대했다. SK이노베이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올해 1·4분기 영업손실 3315억원을 기록했다. 전분기 186억원과 비교하면 크게 늘어난 수치다. 그나마 전년 동기 3447억원보다는 소폭 감소했다.
미국 내 배터리 출하량 감소에 따른 보조금 축소가 뼈아팠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열린 1·4분기 실적 설명회에서 “고객들의 재고 소진 효과로 예상보다 낮은 미국 판매가 이뤄졌다"며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관련 생산세액공제(AMPC) 수익은 385억원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AMPC는 미국 내에서 배터리 셀·모듈을 생산할 때 셀은 1킬로와트시(kWh)당 35달러, 모듈 10달러의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제도다. 직전분기 SK온이 AMPC로 받은 금액은 2401억원으로, 한 분기 만에 84% 가까이 떨어졌다.
원가 절감·수요 회복 집중
SK이노베이션은 원가 절감·수요 회복 등을 통해 정유, 화학, 배터리 등 전 사업군의 실적 전망을 밝게 내다봤다. 김 CFO는 “(배터리의 경우) 내부적으로는 글로벌 공장 라인 운영 효율화를 통해 비용 개선을 추진하고 있다”며 “외부적으로는 하반기 미국 고객사 물량 공급 확대 및 판매량 개선을 통해 AMPC 증가 등 효과가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SK이노베이션은 2·4분기 석유 및 화학사업 시황도 개선을 예상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비(非)OPEC 산유국 협의체인 OPEC플러스 감산 지속, 이동 수요 개선 등으로 견조한 정제마진을 보일 것”이라고 예측했다. 침체 업종인 화학사업은 하반기 파라자일렌(PX) 스프레드 개선, 중국 정부의 내수활성화에 따라 폴리에틸렌(PE) 및 폴리프로필렌(PP)의 스프레드가 보합세를 유지한다고 봤다.
SK이노베이션은 1·4분기 시황 악화에도 하반기 SK온의 영업이익 흑자전환 계획에는 변함없다는 입장이다. 김 CFO는 “올해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여전히 존재하나, 고객사 재고 조정 완료에 따른 출하량 증가와 미국 판매 증가 등에 따라 하반기 손익분기점(BEP) 달성 목표는 유지한다”고 강조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