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여과막이 분자 크기 물질까지 걸러냈다

      2024.04.29 15:53   수정 : 2024.04.29 15:5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과학기술원(KAIST) 생명화학공학과 고동연·임성갑 교수팀이 기존에는 어려웠던 크기와 모양별로 분자를 분리할 수 있는 초박막 분리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분리막 기술은 기존 제약 제조 공정보다 더 값싸고 에너지 비용이 적은 방법으로 제약 물질을 정제할 수 있다. 이를 이용해 고부가가치의 제약 혼합물을 선택적으로 정제할 수 있게 됐다.



29일 KAIST에 따르면, 연구진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 쓰이는 고분자 박막 증착 기술로 기존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는 성능의 분리막을 만들어냈다.

분리막은 열을 이용한 증류방법보다 훨씬 적은 에너지를 사용해 경제적이다.
또 산업계 전반에 사용되는 다양한 물질을 분리하는데 저탄소 해결법을 제공할 수 있다. 이때문에 비교적 짧은 상업화 역사에도 불구하고 석유화학, 반도체, 재생합성연료, 바이오 제약 분야 등 활용분야가 다양하다.

해수 담수화와 같은 전통적 활용 분야를 뛰어넘어 분리막이 고부가가치의 화합물을 선택적으로 분리하기 위해서는 기존 소재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는 혁신적인 고분자 소재의 개발이 필요하다.

연구진이 만든 29나노미터(nm) 두께의 분리막은 다양한 활성 제약 성분, 석유 화합물, 연료 분자 등이 속하는 크기의 매우 작은 분자들을 정제할 수 있다. 또 다양한 유기 물질이 섞여 있어도 가능하다.

연구진은 실제로 여러 약물이 섞여 있는 상황에서 이 분리막을 실험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 치료에 사용되는 주요 활성 제약 성분(API)인 아시클로버, 발라시클로버와 같이 비슷한 모양·크기를 가진 분자들을 섞어놨다.
이분리막을 이용한 결과, 매우 높은 순도로 아시클로버만 분리해냈다.

고동연 교수는 "이 기술은 기존 분리막의 수명과 분자 선택도를 뛰어넘는 분리막 성능을 입증해 산업계에 분리막이 적용될 수 있는 영역을 넓힐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연구진은 이번에 개발한 초박막 분리 기술을 국제 학술지 '네이쳐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발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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