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테슬라 금지령' 풀리나… 완전자율주행 길 열렸다

      2024.04.29 18:49   수정 : 2024.04.29 18:4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베이징=이석우 특파원】 테슬라가 중국에서도 완전자율주행(FSD) 시스템을 상용화하기 위한 커다란 문턱을 넘었다. 또 공공기관·공항 등 중국 내 전략 핵심지역에서 그동안 운행·정차에 제약을 받아온 테슬라 등 스마트 자동차들도 이제 제약 없이 운행·정차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테슬라 모델3, 모델Y 중국 데이터 안전검사 통과

제일재경 등 중국 매체들은 지난 28일 밤 "스마트 자동차(커넥티드카)를 대상으로 한 중국 당국의 데이터 안전검사에서 테슬라가 외자기업 최초로 적합 판정을 받았다"고 전했다.



중국자동차공업협회와 국가컴퓨터네트워크응급기술처리협조센터 등에 따르면 테슬라가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하고 있는 모델3와 모델Y가 '자동차 데이터 처리 4항 안전 요구 검사'를 통과했다. 이번에 중국 당국의 검사를 통과한 차량은 테슬라와 BYD(비야디)와 리오토(리샹), 로터스, 호존, 니오 등 6개 브랜드 76개 차종이다.


이에 따라 원론적으로 테슬라는 중국에서 FSD 소프트웨어를 도입할 수 있게 됐다. 테슬라는 이미 4년 전에 FSD 소프트웨어를 출시했지만 중국에서는 당국의 데이터 규제 때문에 아직 이를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었다.

이번 검사 통과로 테슬라가 중국에서 수집한 데이터의 미국 이전 등과 관련된 협의도 사실상 타결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자율주행 기술에 필요한 알고리즘 훈련을 위해선 중국에서 수집한 지형, 지리 등의 주행 중 얻은 관련 데이터를 미국으로 이전할 수 있어야 하는 상황이다.

중국 상관신문은 "테슬라가 중국 시장에서 FSD 시스템 도입을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면서 "상하이를 비롯한 중국 각지에서 테슬라에 대한 사용규제가 축소되고 있다"고 전했다. 신랑과학기술은 한 업계 인사의 말을 인용, "테슬라가 국가 차량 데이터 안전에 관한 기준을 통과한 것은 공공기관·공항·고속도로 등에서 테슬라 등 스마트 자동차에 대해 내려진 운행·정차 제한을 전면 해제하는 데 유리해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이번 검사에서 중국 당국이 설정한 네 가지 요건은 △차량 밖 안면정보 등 익명화 처리 △운전석 데이터 불수집 △운전석 데이터 차내 처리 △개인정보 처리 통지 등이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이달 중순 엑스(X·옛 트위터)에 "테슬라가 곧 중국 고객도 FSD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밝혀 이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인도보다 중국 우선시한 머스크

머스크 CEO가 28일 자가용 비행기로 중국을 전격 방문, 리창 총리를 만난 것도 이에 대한 협의를 위해서였던 것으로 읽힌다. 머스크는 일주일 전 인도 방문 및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회담을 취소한 바 있다. 인도 총리와의 협의를 미룰 정도로 중국 내 FSD 상용화를 위한 협의가 더 절실했던 셈이다. 이와 관련, 머스크도 "매우 무거운 테슬라의 책무로 인도 방문이 연기될 수밖에 없었지만 올해 안에 찾아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X에 글을 올렸다. 머스크의 전격적인 방중과 리창 총리와의 만남이 이뤄진 날 중국 당국이 테슬라 모델3와 모델Y의 검사 통과를 발표한 것은 양측이 일련의 현안에 대해 합의를 이뤄낸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정부가 테슬라에 대한 제약을 풀어주는 대신 테슬라는 대중국 투자 확대 등을 약속한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는 2021년 이래 중국 규정에 따라 수집한 모든 데이터를 중국 현지에 저장한 채 어떤 것도 미국으로 전송하지 않고 있다.
테슬라가 중국 내에서 FSD를 상용화하고 운행에 대한 제약이 풀리면 부진한 판매도 회복될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가격도 내리고 있지만 별 효과는 없는 상황이다.


리 총리는 머스크와의 만남에서 "중국의 초대규모 시장은 늘 외자기업을 향해 열렸고, 중국은 말로 한 것은 반드시 행한다"며 "시장진입 확대와 서비스 보장 등을 위해 계속 노력하고 외자기업에 더 좋은 경영환경을 제공하며 각국 기업이 안심하고 중국에 투자할 수 있게 하겠다"고 약속했다.

june@fn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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