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연속 개선된 교역조건...“수출가격, 19개월 만에 상승 전환”

      2024.04.30 12:00   수정 : 2024.04.30 12: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우리나라 교역조건이 10개월 연속 개선됐다. 수입가격 하락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수출가격이 반도체 수출 가격 상승세가 유지된 영향으로 19개월 만에 상승한 결과다. 최대 수출품목인 반도체의 수출물량지수와 수출금액지수는 각각 11개월, 5개월 연속 상승하며 올해 1·4분기 국내 수출을 주도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 10개월 연속 상승...“반도체 수출 가격 상승세 유지”
3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4년 3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87.97을 기록하며 전년 동월 대비 5.9% 상승했다. 순상품교역지수는 2021년 3월 이후 27개월 만인 지난해 6월(85.39)에 증가 전환한 뒤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상승세를 나타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단위 수출대금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수치다. 순상품교역지수가 개선됐다는 것은 우리나라가 해외에 물건을 팔아서 사 올 수 있는 물건의 양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개선세를 이어간 것은 수입가격 내림세가 수출가격 하락보다 더 컸기 때문이다. 교역조건지수는 통관 기준으로 작성되는데 지난달 천연가스, 석탄 등 광산품의 가격의 약세가 지속돼 수입가격이 4.6% 내린 반면, 수출가격은 반도체 수출 가격 상승세가 유지되며 1.0% 상승했다. 이는 2022년 8월 이후 첫 상승 전환이다.

수출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전체 상품의 양을 지수화한 소득교역조건지수(114.42)는 수출물량지수(0.1%)와 순상품교역조건지수(5.9%)가 모두 올라 전년 동월 대비 6.1% 상승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7개월 만인 지난해 6월(108.44) 상승 전환한 뒤 지난달까지 10개월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파죽지세 반도체...“수출물량·금액지수, 각각 11개월·5개월째 상승”
지난달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0.1% 상승하며 7개월 연속 상승했다. 기계 및 장비(-10.5%), 운송장비(-6.8%) 등이 감소했지만 반도체를 중심으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가 14.3% 증가한 결과다.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는 지난해 11월(15.3%)부터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달러 기준 수출금액지수는 1.1% 상승해 여섯 달째 올랐다. 화학제품(-9.0%), 제1차금속제품(-15.7%)이 하락했으나 수출물량지수와 마찬가지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23.6%)가 크게 늘어난 결과다. 석탄 및 석유제품(3.3%)도 수출금액지수 상승세에 영향을 끼쳤다.

국내 수출을 견인 중인 반도체만 보면 수출물량지수는 지난달 420.29로 전년 동월 대비 17.4% 상승하면서 11개월 연속 상승했다. 수출금액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35.4% 상승한 239.69로 집계돼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수입물량지수는 9.0% 하락하며 9개월 연속 줄었다. 석탄 및 석유제품(13.2%),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0.8%) 등이 증가했으나 광산품(-18.6%), 화학제품(-8.9%) 등이 감소한 결과다.
달러 기준 수입금액지수는 13.2% 급락하며 13개월 연속 하락했다. 마찬가지로 석탄 및 석유제품(6.9%),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4.0%) 등이 증가했으나 광산품(-24.6%), 화학제품(-17.3%) 등이 감소한 영향이다.


유성욱 한은 경제통계국 물가통계팀장은 “2월에 비해 지난달 수출 물량 금액지수가 축소된 것은 반도체는 여전히 좋았지만, 운송장비가 조업일수 감소와 기저효과 등으로 감소한 영향”이라며 “2023년 3월의 경우 운송장비 조업일수는 24일이었으나 올해에는 22.5일로 줄어들었다”라고 설명했다.

eastcold@fnnews.com 김동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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