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맞은 메모리, 활짝 핀 갤럭시… 작년 영업익 벌써 넘었다
2024.04.30 18:54
수정 : 2024.04.30 18:55기사원문
1·4분기 비수기에도 플래그십(최고급) 스마트폰 갤럭시S24 판매 호조와 프리미엄 가전제품의 선전을 앞세운 모바일·생활가전 사업도 실적개선에 힘을 보탰다.
■HBM·DDR5 등 메모리 부활
4월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4분기 D램·낸드 출하량은 줄었으나 평균판매가격(ASP) 상승 효과로 메모리 사업 수익성이 크게 개선됐다.
1·4분기 삼성전자의 D램과 낸드의 비트 기준 출하량은 전 분기 대비 각각 10% 중반, 한자릿수 초반 감소를 기록했다. 반면 ASP 상승폭은 D램은 20% 수준에 육박했고, 낸드는 30% 초반 수준을 기록했다. 메모리 업계가 수익성이 높은 고성능·고용량 메모리 생산을 위해 기존 생산라인을 활용하면서 D램·낸드의 공급부족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가격상승 압력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특히 고성능·고용량 메모리의 실적 기여도가 컸다. 실제 1·4분기 HBM, DDR5, 고용량 SSD 등 생성형 AI에 탑재되는 서버·스토리지 수요가 크게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변동폭이 큰 PC, 모바일 대신 서버·스토리지 제품을 주력으로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오는 2·4분기 서버용 D램·SSD 출하량을 전년동기 대비 각각 50% 이상, 100% 이상 확대할 방침이다.
삼성전자는 2·4분기 중 1b나노 32Gb DDR5 기반 128GB 제품을 양산해 고객사에 공급한다.
특히 D램에 비해 업황 개선이 더뎠던 낸드 사업도 부활에 성공했다. 실제 AI 서버를 구축하며 대용량 저장장치가 필요해진 고객사들이 서버용 SSD 공급 확대를 요청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연간 서버용 SSD 출하량이 전년 대비 80%가량 증가할 것으로 보고, 올해 3·4분기 V9 쿼드러플레벨셀(QLC) 양산에 나서 서버용 낸드 시장 수요 확대에 적극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시스템LSI사업부 등 비메모리 사업은 적자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된다. 파운드리는 주요 고객사 재고조정이 지속되면서 매출 개선이 지연됐다. 다만, 선단공정 경쟁력 향상에 파운드리 수주실적은 역대 1·4분기 최대치를 나타냈다. 삼성전자는 1·4분기 파운드리 매출이 저점을 찍고 2·4분기 반등하며 전 분기 대비 두자릿수 성장할 것으로 봤다.
시스템LSI는 주요 고객사 신제품용 시스템온칩(SoC), 센서 등 부품 공급을 늘렸으나 패널 수요 둔화에 따른 디스플레이 구동칩(DDI) 판매가 감소했다.
■TV·가전, 흑자전환…R&D 투자 확대
가전·TV·스마트폰 사업을 총괄하는 DX부문은 1·4분기 매출 47조2900억원, 영업이익 4조700억원을 기록했다.
모바일 사업은 반도체를 대체해 1·4분기 전사 실적에 가장 크게 기여했다.
MX·네트워크 사업부의 1·4분기 매출은 33조5000억원, 영업이익은 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전사 매출과 영업이익의 46.5%, 53%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소폭 줄었으나 직전 분기와 비교하면 각각 34%, 28.5%씩 증가했다.
TV·가전사업도 전 분기(-500억원) 적자를 벗어나 올해 1·4분기 53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TV 사업은 네오 퀀텀닷발광다이오드(QLED)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75형 이상 대형 TV 수요가 견조했다. 가전의 경우 비스포크 AI로 대표되는 고부가 가전 매출 비중이 늘었다.
하만의 매출은 3조2000억원, 영업이익 2400억원을 나타냈다. 계절적 비수기 진입에 따른 소비자 오디오 판매 둔화 속 실적이 소폭 하락했다.
패널 자회사인 삼성디스플레이는 매출 5조3900억원, 영업이익 3400억원을 기록했다. 중소형 패널은 판매 경쟁 심화로 전 분기 대비 실적이 하락했고 대형 패널 역시 비수기에 진입하며 적자를 지속했다.
삼성전자의 1·4분기 시설투자는 전년동기 대비 6000억원 증가한 1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도체에 9조7000억원을 쏟았고 디스플레이는 1조1000억원이 투입됐다. 1·4분기 R&D 지출액도 분기 최대인 7조8200억원에 달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