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개입에도 '34년 만의 엔저'.. 연휴때 한국 찾겠다는 日관광객

      2024.05.01 18:04   수정 : 2024.05.01 18:04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김경민 특파원】 최근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돌파하며 34년 만에 엔화 가치가 최저치로 떨어졌다. 현재 엔·달러는 150엔대 중반까지 진정됐으나 미일 간 금리 차가 여전해 당분간 엔저(엔화가치 하락)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는 외국 물건과 서비스를 구매하는 가격이 비싸졌지만, 황금연휴를 맞은 일본인들의 해외여행은 증가했다.

코로나19 이후 보복소비 심리, 경제성장 등이 수요를 높인 가운데 비교적 저렴하고 가까운 한국이 최고의 여행지로 선택받고 있다.

1일 도쿄 외환시장에 따르면 4월 29일 엔·달러 환율은 오전 한때 160엔을 돌파했다.
엔·달러 환율이 160엔을 넘어선 것은 1990년 4월 이후 34년 만이다.

엔·유로화 환율도 유로당 171엔대로 단일통화 유로가 1999년에 도입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엔화는 영국 파운드화에 대해서도 한때 파운드당 200엔을 넘는 엔화 약세가 진행됐다. 이후 같은 날 오후부터 엔화 매수세가 몰려 달러당 엔화 가치는 155엔까지 진정됐다. 현재는 157엔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급격한 엔·달러 환율 변동에 놀란 일본 정부와 일본은행(BOJ)이 시장개입으로 엔저를 방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위해 일본이 5조5000억엔(약 48조4000억원)을 사용했을 수도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보도했다.

올해 1월 2일 140엔대 수준이던 엔·달러 환율은 우상향을 계속했다. 특히 BOJ가 4월 2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후 급격한 오름세를 보였다.

역대급 엔저는 일본의 원자재 및 수입 비용을 크게 높인다. 또한 값싼 엔화로 일본인들의 해외여행 비용도 이전보다 훨씬 비싸졌다.

하지만 일본의 황금연휴인 '골든위크'(4월 26일~5월 6일) 기간 나리타공항을 통한 출국자 수는 43만8500명으로, 지난해보다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골든위크 기간 일본인이 가장 많이 찾을 곳은 한국이다. 일본 대형 여행사인 JTB가 지난달 2000여명을 상대로 벌인 설문조사에서 골든위크 기간 해외여행을 생각하는 응답자 가운데 가장 많은 20.8%가 여행지로 한국을 꼽았다.
이어 동남아시아(16.7%), 대만(13.5%) 등의 순이다. 달러, 유로화를 쓰는 지역은 배제됐다.
엔저 부담에 하와이(미국)와 유럽보다 부담이 적은 한국(100엔=879원)이 인기 관광지로 떠오른 것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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