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전해로 그린수소 경제 실현… 韓, 2700조 수소시장 선점
2024.05.01 18:24
수정 : 2024.05.01 18:35기사원문
정부가 오는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달성하고 탄소중립 경제 전환을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에서는 2700조원대 수소시장을 선점할 수소생산 연구개발(R&D)이 한창이다. 단기적으로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그레이·블루 수소 기술과 중장기적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없이 물을 분해해 수소를 만드는 그린 수소 기술까지 국산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에너지산업 수소로 이동
에너지기술연구원은 1일 "국내 수소생산 기술 수준이 선진국 대비 75% 수준이지만 이는 단순 산업 경쟁력 뿐만아니라 에너지 안보와 직결되는 문제"라며 "글로벌 수소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기술의 국산화는 필수"라고 강조했다. 세계의 에너지산업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는 석유, 석탄과 같은 화석연료에서 탄소 배출이 없는 청정수소로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한국딜로이트그룹은 '한국경제 터닝포인트' 보고서를 통해 우리나라가 적극적인 대응으로 탄소중립을 달성할 경우 향후 50년간 2300조원의 경제적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반면, 현재의 기후변화를 방치할 경우 935조원의 손실이 불가피하다.
미국은 이를 대비해 지난해 6월 청정 수소 전략 및 로드맵을 수립했다. 청정수소의 생산, 처리, 운송, 저장 및 사용등 전 단계의 가치사슬을 촉진하기 위한 포괄적 프레임워크 구축한 것이다. 또 독일은 국가수소전략을 수정해 수전해 목표 용량을 5GW에서 10GW로 2배 상향했다. 영국도 2025년까지 최대 1GW의 전해조 수소의 운영,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레이 수소부터 그린 수소까지
정부는 2025년까지 수소경제 초기 시장을 형성하고자 부생 수소와 천연 가스 개질 수소를 활용한 생산량 및 공급량을 늘릴 계획이다. 이후 단가를 낮추고 이산화탄소 배출이 없는 수전해를 통한 그린수소로 전환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글로벌 수소 리뷰에 따르면, 2030년까지 연간 저탄소 수소 생산량은 2023년보다 30배 증가한 3800만t으로 추정되며, 이 중 수전해를 통한 수소 생산은 약 2700만t으로 전망된다. 또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기술을 적용해 생산한 수소는 약 1000만t으로 내다봤다. 에너지기술연구원은 이를 위해 천연가스 수증기 개질 기술과 알칼라인 전해액 수전해, 세라믹전해질을 이용한 고온수전해 등의 기술을 개발하고 기술이전과 성능 향상을 진행중이다.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기술은 현재 전세계 수소생산의 96%를 차지한다. 에너지기술연구원 김우현 박사팀은 관련 설비 단가를 낮추고 자동화된 기술을 개발했다. 하루 500~643㎏를 생산하는 실증설비를 통해 성능을 인정받아 관련기업에 120억원의 기술이전을 했다. CCUS 기술을 활용하는 블루수소 생산기술도 개발했다.
윤형진 박사는 천연가스 활용 수소플랜트 설계기술과 접목하면 연 100만t 규모의 이산화탄소 포집 실증 및 1t당 30달러 이하의 낮은 포집 비용으로도 블루수소 생산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수소연구단 김민중 박사팀은 최근 ㎿급 상용 수전해 장치 개발의 기반이 될 250㎾급 수전해 스택 설계 기술과 전극 기술을 개발해 관련 기업들에 기술을 이전했다. 아울러 에너지기술연구원은 고온 수증기를 전기분해하는 방식의 세라믹전해질을 이용한 8㎾급 고온수전해 스택을 개발했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