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 빠진 독에 붓는 물? 日시장 개입 벌써 70조원

      2024.05.03 08:45   수정 : 2024.05.03 08:4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도쿄=박소연 기자】34년 만의 초엔저 현상 대응을 위해 일본 정부와 당국이 시장 개입에 나선 것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이는 투기꾼과의 전쟁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본 통화당국이 시장 개입을 통해 투기꾼이 엔 매도를 시도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 정부는 급격한 엔화 약세의 주요 요인으로 '투기꾼'을 들고 있다.

투기로 엔화 가치가 과도하게 변동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시장 개입은 이를 방어하기 위한 수단으로 쓰인다.


미 상품 선물 거래 위원회(CFTC)에 의하면, 헤지펀드 등 투기꾼의 엔 매도 월액은 지난 4월 23일 기준 2조2500엔으로, 2007년 6월 정점이던 2조3500조엔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실제 엔·달러 환율이 1일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4엔 넘게 급격히 하락해 일본 당국의 시장 개입 가능성이 다시 제기됐다.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뒤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인 5.25∼5.50%로 유지한다고 발표했을 당시에는 엔·달러 환율이 157엔대에서 형성됐다. 그러다 40분 만에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53.0엔까지 떨어졌다. 4.5엔 가까이 급락한 것이다.

급작스러운 환율 흐름에 외환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이 직접 시장 개입을 단행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됐다. 개입 규모는 3조엔(약 26조6000억원)으로 추산됐다.

닛케이는 환율이 급변한 시점이 일본 시간으로 거래가 많지 않은 오전 5시였다는 점에 주목하면서 "시장의 허를 찌른 개입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본은행은 최근 적극 시장 개입에 나서고 있다.
앞서 지난달 29일 아시아 외환시장에서도 엔·달러 환율이 34년 만에 처음으로 160엔선을 넘어선 뒤 4엔 넘게 급락했다.

일본 언론은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이 공표한 당좌예금 잔액을 토대로 당시 일본 당국이 5조5000억엔(약 48조7000억원)을 시장 개입에 사용했을 수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아사히는 연준 회의 결과 발표 이후 엔달러 환율이 또다시 급락한 것과 관련해 "불과 3일 만에 다시 일어난 엔화 가치 급등에 시장에서는 (일본 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한층 높아졌다"고 짚었다.

psy@fnnews.com 박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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