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M&A '한온시스템 인수'…"재계 30위권으로"

      2024.05.03 19:51   수정 : 2024.05.03 20:06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한국앤컴퍼니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이 세계 2위 차량 열관리(공조)업체인 한온시스템의 경영권을 인수한다. 한온시스템을 품게 되면 한국타이어는 재계 30대 그룹으로 순위가 상승하게 된다. 기존 1대 주주인 사모펀드 한앤컴퍼니는 그동안 한온시스템의 매각을 추진해왔지만 비싼 몸값 탓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한온시스템은 처음 매물로 나왔던 시기에는 기업가치가 약 7조~8조원 수준으로 예측됐다. 이후 매각 협상이 지지부진하면서 몸값이 가벼워지자, 10년 전부터 지분 투자를 통해 한온시스템을 눈여겨보던 한국타이어가 전기차 시너지 강화를 위해 전격 지분 인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타이어, 한온시스템 지분 50.35% 인수
한국타이어는 3일 이사회를 열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의 한온시스템 보유 지분 25%와 유상증자를 통해 발행되는 신주 12.2%를 총 1조7330억원에 인수하기로 결의하고 이날 한앤컴퍼니와 '한온시스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지분 인수절차 완료 시 한국타이어는 한온시스템 지분 50.53%를 보유하게 되며 최대주주로서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난 2014년 한온시스템 지분 19.49%를 1조800억원에 인수한 바 있으며, 이번 추가 지분 인수까지 포함하면 한온시스템 인수에 총 약 2조8000억원을 투입한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이번 한온시스템 인수는 10년 전부터 전기차 시대를 내다본 조현범 회장의 혜안과 치밀한 비즈니스 전략이 만들어 낸 미래 성장 전략의 결실"이라면서 "조 회장은 2014년 한온시스템(당시 한라비스테온공조) 최초 지분 인수 당시부터 글로벌 톱티어 수준의 타이어 및 자동차용 열 관리 시스템 테크놀로지를 결합한 차세대 비즈니스 모델을 구상하며 모빌리티 전동화 시대의 게임 체인저로서의 도약을 준비해왔다"고 설명했다.

한국타이어는 지난 10년간 한온시스템의 독보적인 기술력과 성장 잠재력을 주목했다. 일시적 대규모 자금 투자를 통한 지분 확보, 경영권 인수 등 기존 대기업, 사모펀드의 기업 인수 방식과는 다르게, 오랜 기간 한온시스템의 기술력, 경영 전략, 기업문화 등 펀더멘털을 철저하게 검증하며 기업 인수에 대한 리스크를 최소화했다는 후문이다. 여기에 그룹의 성장 DNA를 접목시켜 전기차 시대 핵심 기업으로 성장시키기 위한 차별화된 전략을 마련해왔다.

'타이어부터 車부품까지' 전기차 성장 동력 확보
한온시스템 인수로 한국타이어는 양적, 질적 측면에서 역동적 미래 성장을 본격화하는 추진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타이어, 배터리에 이어 열 관리 시스템까지 전기차 관련 핵심 부품 사업군을 보유해 명실상부 미래 하이테크놀로지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한국타이어의 세계 최초 풀라인업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 '아이온'(iON)은 지난 2022년 출시 이후 글로벌 대표 전기차 전용 타이어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한온시스템도 업계 최상위 전기차 열 관리 시스템 기술을 기반으로 유수 전기차 브랜드와의 파트너십을 크게 확장해 나가고 있다. 이에 따라 그간 그룹의 성장을 견인해 온 타이어 부문에 열에너지 관리 시스템 솔루션 부문이 더해지며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역시 한층 탄탄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타이어는 인수에 필요한 제반 절차를 거쳐 이르면 올해 말까지 모든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인수 절차가 완료되면 한국앤컴퍼니그룹의 글로벌 자산총액은 약 26조원 규모로 성장해 국내 재계 30대 그룹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현범 회장은 "이번 한온시스템 경영권 확보 추진을 통해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전기차 시대의 핵심 부품인 타이어와 자동차용 열 관리 기술을 보유함으로써 전기차 시대의 하이테크놀로지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며 "그룹 사이즈를 단숨에 확대하는 한편 자동차 산업을 넘어 차세대 기술 기반 추가 사업 확대로 2030년 매출 30조원 규모의 그룹으로 성장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온시스템은 전기차 열 관리 시스템 전체 설계부터 부품 공급까지 아우르는 기업으로 일본 덴소에 이어 점유율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 열관리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히트펌프시스템과 냉각수밸브어셈블리 등을 생산하고 있어 성장성에 기대감이 업계에서 나오고 있다.
현재 전 세계 21개국 53개 생산 거점, 3개 기술혁신센터를 기반으로 끊임없는 연구개발 활동에 나서며 전기차 핵심 영역인 전동 컴프레서와 히트펌프 부문에서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한온시스템의 지난해 매출 규모는 9조5593억원이며 현재 현대차그룹, 포드, 폭스바겐,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한편, 기존 1대 주주인 한앤컴퍼니는 지분 절반을 매각하지만 이후에도 여전히 22.73%의 지분을 보유해 2대 주주로 남게 된다.

cjk@fnnews.com 최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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