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속도내자… 양천·강남 '토허제'에도 신고가 랠리

      2024.05.06 18:12   수정 : 2024.05.06 18:12기사원문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재건축 단지에서 신고가 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최근 재건축 절차에 속도가 붙으면서 실수요자 기대감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실거주 의무 2년에도 불구하고 실수요에 투자 기대감이 더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매매거래가 늘어나기에는 가격부담이 만만치 않다는 분위기가 뚜렷하다.

■목동 재건축 속도에 신고가 잇따라

6일 아실에 따르면 양천구 목동신시가지아파트(1~14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에만 신고가가 3건 나왔다. 지난달 16일 4단지 전용 93㎡D은 20억2500만원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2017년 12월 13억4000만원에 비해 6억원 가까이 올랐다. 지난달 26일 5단지 전용 95㎡A는 22억9000만원에 거래돼 지난 2월 보다 1000만원이 올랐다. 지난달 24일 5단지 전용 65㎡은 17억29000만원의 최고가에 거래됐다.

목동 신고가는 올해 1월 1건, 2월(2건), 3월(1건) 등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재건축 기대감이 가장 먼저 꼽힌다. 올해 들어 14개 단지 모두 안전진단을 통과하고 신속통합기획이 가시화되고 있어서다. 지난달 양천구청은 14단지 정비계획안을 공람 공고했다. 이번 계획안에는 재건축 이후 최고 층수를 35층이 아닌 60층으로 변경하는 내용이 담겼다. 지난 2일에는 4단지 역시 최고 49층, 총 2384가구로 변경하는 정비계획안을 공람 공고했다.

다만, 가격은 올랐지만 매매거래는 줄었다. 목동신기가지 아파트는 올해 1월부터 5월1일까지 14개 단지에서 총 90건이 매매거래되며 전년동기(130건) 대비 감소했다. 지난해부터 신고가가 속속 나오고 올해 안전진단 통과 등으로 재건축 속도가 높아지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이고 매물을 거둬들인 영향이 컸다.

이달 1일 기준 14단지는 올해 총 13건이 거래되면서 14개 단지 중 가장 많이 거래됐다. 이어 5단지(12건), 9단지(9건), 2·13단지(각각 7건), 4·8·12단지(각각 6건), 11단지(5건) 등의 순이다. 정비업계는 개발 기대감이 높고 재건축 단계가 앞선 단지 위주로 거래량이 많다고 분석했다.

■강남 재건축 단지 상승 기대감 고조

올해 들어 강남구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도 아파트 신고가 거래가 나오고 있다. 이달 1일 기준 압구정동은 1월 6건, 2월 7건, 3월 4건, 4월 6건 등이다. 같은기간 청담동은 매달 2~5건, 대치동은 3월을 제외하고 2~5건, 삼성동은 4월을 빼고 매달 3~6건 등이 신고가다. 부동산 거래 신고가 30일 이내인 만큼 지난달 신고가 거래는 늘어날 전망이다.

특히 강남 재건축 단지 위주로 신고가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17일 압구정 신현대12차 전용 121㎡A는 47억65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됐다. 지난달 7일 대치동 개포우성2차 전용 84㎡도 31억에 최고가를 다시 썼다.
채송준 한국공인중개사협회 강남구지회장은 "강남에선 신축 단지는 최고가 대비 5억원 저렴하면 급매물, 3억원 싸면 관망세인 상황"이라며 "반면 재건축 단지는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묶여 거래가 드물다가 큰 금액에 한 두건이 거래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비업계는 시장회복 기대감이 토지거래허가구역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 "토지거래허가구역들은 대부분 토지의 투기적인 거래를 막기 위한 조치인 만큼 개발 호재가 많거나 지가상승 잠재력이 높은 곳"이라며 "시장 회복기로 가격상승 기대가 커지면서 일부지역 쏠림현상이 신고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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