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야후 CEO "네이버 위탁 순차적 종료" 기술 독립 추진… 네이버 지우기 본격화
2024.05.08 18:10
수정 : 2024.05.08 19:12기사원문
일본의 라인야후 이데자와 다케시 최고경영자(CEO)는 8일 "네이버와 위탁 관계를 순차적으로 종료해 기술적인 협력 관계에서 독립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라인의 아버지'로 불리는 신중호 라인야후 최고상품책임자(CPO)도 사내이사에서 물러나면서 라인야후의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한국 네이버 지우기가 본격화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이데자와 CEO는 이날 열린 지난해 라인야후 실적발표 자리에서 보안 거버넌스 강화에 대해 설명하며 이같이 밝혔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라인 애플리케이션(앱) 이용자 정보 유출과 관련, 일본 총무성으로부터 올해 3월 5일과 지난달 16일 두 차례 행정지도를 받은 데 따른 후속조치로 풀이된다. 라인야후는 위탁계약을 통해 기술파트너인 네이버에 네트워크 관리 등을 맡겨왔지만,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일본 정부는 행정지도에서 라인야후에 네이버와 자본 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체제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네이버와 소프트뱅크는 라인야후 대주주인 A홀딩스 주식을 50%씩 보유하고 있다. 이와 관련 이데자와 CEO는 "위탁처(네이버)에 자본의 변경을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다"며 "소프트뱅크와 네이버 간 협상은 진행되고 있지만, 현재 시점에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또한 정보유출 문제 대응책과 관련, 라인야후 측은 "이사회에서 사외이사를 과반으로 늘리고 경영과 집행 분리도 도모하겠다"고 밝혔다. 라인야후는 기존 사내이사 4명에 사외이사 3명이던 이사회를 사내이사 2명에 사외이사 4명 체제로 개편했다.
이 과정에서 신중호 CPO는 이사진에서 빠지게 됐다. 라인야후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신 대표이사 겸 CPO의 사내이사 퇴임 건을 의결했다고 공시했다. 신 CPO는 이사직에선 물러나지만 CPO직은 그대로 유지한다. 라인야후 이사회의 유일한 한국인 이사인 신 CPO가 물러나면서 앞으로 라인야후 이사회는 전원 일본인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이에 네이버 입장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앞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 3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라인 사태를 두고 "이례적인 행정지도"라고 평가한 바 있다. 다만 "이것(행정지도)을 따를지 말지 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중장기적인 사업전략에 기반해서 결정할 문제로 정리했다"며 "내부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으며, (입장은) 정리되는 시점에 다시 명확하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
soup@fnnews.com 임수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