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러 압류 자산 운용이익으로 우크라 지원 합의
2024.05.09 04:02
수정 : 2024.05.09 04:02기사원문
유럽연합(EU)이 러시아에서 압류한 자산에서 연간 발생하는 이윤 약 30억유로(약 4조4000억원)를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EU 27개국 대표들은 8일(현지시간) 이 같은 지원 방안에 합의했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이 각국에 부담이 되는 가운데 EU는 유럽 청산결제기구인 유로클리어가 압류한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 1900억유로에서 발생한 수익들로 그 비용을 충당하기로 했다.
미국과 유럽은 2022년 2월 1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침공하자 러시아 국유 자산을 압류한 바 있다.
EU가 러시아 중앙은행 자산을 매각하는 것은 아니다. 압류한 자산에서 발생하는 이자 등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는 무기를 사는데 활용할 계획이다.
EU 집행위원회는 유로클리어가 1년에 두 차례씩 모두 연간 약 30억유로를 집행위에 전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윤이 집행위에 전달되는 최초 시기는 오는 7월이다.
이 가운데 90%는 우크라이나군을 위한 무기와 장비 구입에 활용된다. 나머지 10%는 재건 비용으로 쓰인다.
재건 비용으로 쓴다는 계획은 오스트리아, 몰타, 키프로스, 아일랜드 등의 우려를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이다. 이들은 지원금 가운데 일부는 비군사용으로 활용돼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EU는 독일, 이탈리아, 프랑스 등이 러시아 압류 자산 매각 요구를 거부한 뒤 수개월 논의 끝에 자산 운용 이윤을 지원한다는 합의에 이르렀다.
우크라이나는 유럽 각국에 약 2600억유로에 이르는 러시아 압류 자산을 매각해 지원에 나설 것을 촉구했고, 미국도 이 방안에 찬성했다. 그러나 EU는 이는 지나치게 급진적인 방안으로 보복을 부를 수 있고, 이후 국제법 논란까지 이어질 수 있다며 거부했다.
한편 유로클리어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압류한 러시아 자산으로 지금까지 약 50억유로 순익을 거뒀다. 이 가운데 2월 중순까지 창출된 이윤은 유로클리어에 사내유보금 형태로 보존된다. 소송을 대비한 충당금으로 활용된다.
유로클리어는 또 미래 순익 가운데 0.3%는 인센티브로 챙기고, 10%는 금융안정성을 위한 완충장치로 일단 보관할 계획이다. 금융안정 완충장치는 궁극적으로는 EU에 전달된다.
유로클리어로부터 25% 법인세를 거두는 벨기에는 지금까지 러시아 압류 자산과 관련한 법인세로 약 16억유로를 거뒀다면서 이 돈은 우크라이나 지원 비용으로 배정됐다고 밝혔다.
유로클리어는 벨기에 브뤼셀에 본사가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