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 될 뻔한’ KIA 이우성의 속죄타 … 동료들이 이우성을 살려냈다
2024.05.09 17:26
수정 : 2024.05.09 17:35기사원문
[대구= 전상일 기자]이우성이 천당과 지옥을 오갔다.
이우성은 5월 8일 경기에서 소위 경기를 망칠 뻔 했다. 승부처는 6회였다.
수비에서의 여파가 공격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연장 10회에는 1사 13루 찬스에서 유격수 쪽 병살타를 치면서 찬물을 끼얹었다. 김선빈의 땅볼 타구때 3루까지 질주하다가 아웃이 되기도 했다.
이대로 지면 이우성은 크게 의기소침할 수 밖에 없는 상황.
하지만 이범호 감독은 이우성을 믿었고, 동료들도 이우성에게 기회를 줬다. 일단, 이범호 감독은 끝까지 이우성을 교체하지 않았다. 또한, 최형우가 솔로홈런을, 서건창이 대타로 나서서 오승환을 상대로 결승 득점을 뽑아내면서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최지민, 전상현, 정해영 등이 연장전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면서 12회에 다시한번 이우성에게 득점찬스를 만들어줬다. 그리고 이우성은 살짝 빗맞은 듯한 좌전 적시타로 4점째를 만들어냈다.
이우성은 작년 시즌이 끝나고 1루수로 포지션 전환을 했다.
중학교 이후 내야수로 들어간 것이 처음이라고 했다. 팀을 위한 선택이었다. 이우성이 1루수로 포지션을 전환한 탓에 KIA는 최원준과 소크라테스를 온전히 활용할 수 있게 되었고, 남은 한자리 또한 이창진, 최형우를 유기적으로 돌릴 수 있게 되었다. 나성범이 우익수로 들어가게 되면 KIA의 외야 포진은 백업까지 완벽해진다.
그만큼 이우성의 1루 전환 프로젝트는 성공이었다. 이우성의 현재까지의 타율은 0.331. 이제는 확실하게 공수에서 1루수에 적응한 모양세다.
그런 상황에서 5월 8일 같은 경기는 자칫하면 이우성의 1루 적응기에 큰 트라우마를 남기게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작년 최원준이 그런 일을 겪었기에 KIA로서는 노심초사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동료들이 기어이 경기를 이겼고, 실수는 12회 이우성의 적시타로 충분히 만회되었다.올 시즌 KIA는 눈에 띄게 뎁스가 강화되었다. 서건창과 한준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몇몇 선수가 실수를 해도 그것을 이겨나갈 힘이 KIA에는 있다. 누구나 실수는 한다. 실수가 경험이 되느냐 트라우마가 되느냐는 불과 한 끝차이다. 특히, 경기의 승패가 크게 중요하다.
이우성에게 5월 8일 그냥 좀 안풀리는 날 정도로 치부해도 되는 좋은 경험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시너지가 계속 나는 팀이 강팀이다. 누군가가 실수할때 이우성의 적시타가 또 다시 큰 힘이 될 것이다.
KIA가 현재 선두를 질주하는 가장 큰 이유다.
jsi@fnnews.com 전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