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헝가리, 전천후 포괄 전략 동반자 관계 격상

      2024.05.10 06:29   수정 : 2024.05.10 06:2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중국과 헝가리가 고속 철도 건설 사업 및 원자력 협력 사업 등 에너지 및 인프라 분야의 협력을 강화하는 등 두 나라 관계를 최고수준인 '전천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로 격상시켰다.

유럽 3개국을 순방 중인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9일(현지시간) 오르반 빅토르 헝가리 총리와 이 같은 내용 등에 합의하면서 양국 간 협력 수준을 한층 더 격상하기로 했다.

AFP·신화 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과 오르반 총리는 이날 헝가리 수도 부다페스트에서 회담한 뒤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양국은 전천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가 되어 협력 수준을 더 높게 발전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에너지와 인프라 등 18개 분야에서 협정을 체결하고 긴밀하게 협력사업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두 정상은 공언했다.

협정안에는 헝가리와 세르비아 사이의 고속철도 건설, 헝가리 국내 고속철도 건설 등 인프라 건설과 원자력 협력, 자동차 산업 등 분야에서 양국 협력 사업을 촉진하는 내용을 담았다.
부다페스트 중심부와 공항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건설을 위한 양국의 초기 협의는 이미 시작된 상태라고 헝가리 외교부가 확인했다.

오르반 총리는 "헝가리에 투자하는 중국 기업에 공정한 조건을 제공할 것"이라고 약속했고, 시 주석은 자국의 일대일로(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 구상과 헝가리의 경제개방 전략이 매우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경제뿐 아니라 안보·외교 사안을 두고도 두 정상은 공감대를 확인했다.

오르반 총리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방안과 관련해 "즉각적인 휴전과 평화 회담을 촉구하는 국제사회의 노력을 지지하며, 시 주석이 제시한 중국의 평화 계획을 지지한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작년 2월 우크라이나 평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각국 주권과 독립, 영토 완전성 보장, 유엔헌장 취지 준수, 냉전사고 버리기, 각국의 합리적 안보 우려 존중 등 12개 조항으로 구성돼 있다.

휴전을 촉구하되 러시아군의 점령지 철수를 요구하지는 않는 취지여서 서방국들이 우크라이나 평화 협상을 위한 전제조건으로 삼는 내용들과는 거리가 있다.

오르반 총리는 "중국은 새로운 세계 질서에서 기둥 같은 국가"라고 추켜세웠다.

시 주석은 헝가리가 중국과 유럽연합(EU)과 관계 증진에 있어서 EU 내에서 더 큰 역할을 할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 앞서 헝가리 매체 '마자르 넴제트'에 실린 기고문을 통해 "우리(중국·헝가리)의 양자 관계는 황금 항해를 시작했다.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여정에서 중국은 헝가리 친구들과 긴밀히 협력하길 기대한다"라고 언급했다.

지난 6일 5년 여만의 유럽 순방에 나선 시 주석은 프랑스와 세르비아를 찾은 뒤 전날 마지막 방문국 헝가리에 들어왔다. 헝가리 공군은 시 주석을 태운 항공기가 영공 안으로 들어오자 전투기들을 보내 호위했다.

오르반 총리가 공항에서 직접 시 주석을 맞이했고, 수요크 터마시 헝가리 대통령이 부다페스트 대통령궁에 마련한 환영 만찬으로 시 주석을 환대했다.

EU 회원국임에도 러시아와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헝가리는 중국과 여러 방면에서 밀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오르반 총리는 EU 지도자 가운데 처음으로 중국과 일대일로 계약을 체결했다.

중국은 최근 수년간 헝가리 투자 프로젝트에 160억달러(약 21조9000억원) 이상을 쏟아부었다. 중국 배터리업체인 닝더스다이(CATL)은 헝가리에 78억달러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고, 전기차 업체 비야디(BYD)도 헝가리 남부 도시 세게드에 공장을 건립 중이다.

오르반 총리는 중국에 유럽 중부의 자동차 공급망 공간을 내어주는 동시에 부다페스트와 세르비아 수도 베오그라드를 연결하는 철도 사업에 중국의 투자를 받았다.

BYD에 이어 중국 창청자동차(GWM)가 헝가리에 전기차 공장을 건설하는 방안도 양국이 논의 중이다. 부다페스트 중심부와 공항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사업에도 중국의 참여가 확실하다.

앞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전날 유럽 내 대표적인 친중국가인 세르비아 방문에서는 양국 관계를 격상과 자유무역협정(FTA) 발효에 합의했다.
정상회담이후 시 주석은 부치치 대통령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 운명공동체 구축을 위한 6가지 조치를 약속했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양국 간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를 심화·격상시키고, 신 시대 공동의 미래를 위한 중·세르비아 공동체를 구축하기로 결정했다.


두 나라는 부치치 대통령은 중국과 세르비아의 협력 범위에 대해 “한계가 없다”면서 무한한 가능성을 시사했다.

june@fnnews.com 이석우 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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