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석유 '공룡' BP, 美 테슬라 충전소 노려...전기차 시장 침투
2024.05.11 00:05
수정 : 2024.05.11 00:05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전 세계적으로 수많은 주유소를 운영하고 있는 영국 에너지 기업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미국의 테슬라 급속 충전소 구입을 검토 중이다. 외신들은 친환경 전환을 추진하는 석유 ‘공룡’이 충전 사업에 뛰어들어 전기차 시장에 침투할 계획이라고 분석했다.
9일(현지시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세계 정유 업계 2위인 BP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공격적으로 부동산 인수를 모색하고 있다"면서 "이는 최근 테슬라의 발표 이후 더욱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AP통신 등 미 언론들은 지난 1일 보도에서 미 전기차 업체 테슬라가 자사의 급속충전망(슈퍼차저) 구축팀 약 500명 전원을 해고했다고 전했다. 테슬라는 최근 비용 절감을 위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으며,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15일 전 세계에서 직원 10%를 감축한다고 예고했다. 그는 지난달 30일 소셜미디어 엑스(X)에 충전소 신설을 언급하고 "새로운 위치는 더 느리게 진행하고, 기존 위치를 100% 가동하고 확장하는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는 현재 전 세계에서 5만7000개 이상의 슈퍼차저를 운영하고 있다.
BP는 2020년부터 본격적으로 친환경 에너지에 관심을 보였다. 당시 취임한 버나드 루니 BP CEO는 2050년까지 BP의 탄소배출을 ‘0’으로 줄이겠다며 재생에너지 투자를 확대했다. 그러나 BP는 2023년 들어 국제 유가 하락으로 순이익이 급감했고 목표한 청정에너지 전환 목표도 하향했다. 루니는 지난해 9월 돌연 사임했다.
BP의 전기차 충전 사업부인 ‘BP 펄스’는 확장 목표를 위해 테슬라와 슈퍼차저 개발 계획을 맺은 부동산 소유주들과 협력해 사용가능한 부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BP 측은 테슬라가 해고한 인력을 흡수할 계획도 있다고 설명했다. BP는 2030년까지 미국 내 전기차 충전 시설 구축에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를 투자하기로 했으며 그 가운데 5억달러는 향후 2∼3년 내 충전소 3000곳을 마련하는 데 사용할 예정이다. BP는 미 북동부와 남부 선벨트 지역, 서부 해안과 오대호 지역에 우선 집중한다고 밝혔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