쑥대밭된 ‘서민 주거사다리’...빌라는 언제까지 임시 주거용?
2024.05.11 09:00
수정 : 2024.05.11 09:00기사원문
인공지능 프로그램인 챗GPT를 활용하면 단 몇 분 만에 혁신적인 건물의 디자인 설계가 가능합니다. 이번에는 전세사기 이후 공급이 줄어들고 있는 빌라 설계를 해 봤습니다.
빌라는 왜 임시 주거용...전세사기 원인
사실 유럽을 가면 디테일한 외관과 멋진 인테리어를 가진 저층형 빌라들을 볼 수 있습니다. 나도 이런 집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듭니다. 오히려 초고층 주거용 빌딩은 유럽이나 미국에서는 인기가 그리 높지 않습니다.
그런데 왜 국내에서는 이런 빌라들이 내집마련 전까지 임시 주거를 하는 공간으로만 생각하게 됐을까요. 싼 가격으로 건설되고, 보증금이 아파트보다 저렴하니 결국 임시 주거용으로만 인식되게 된 것입니다. 대규모 전세사기의 원인이기도 합니다.
예전에 대우건설이 서초구 방배동에서 ‘로얄카운티’ 등 고급 단지형 빌라를 공급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빌라는 대부분 성냥갑 같은 외관에 돌 마감이 돼 있는 임시 거주용으로만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그런 형태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멋드러진 빌라가 들어서면 어떨까요. 인공지능을 활용해 빌라를 멋지게 설계해 달라고 시켰더니 좋은 작품이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인공지능도 빌라는 유럽식의 멋진 빌라가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주거공간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집 장사 빌라 시대 저물어...100년 가는 상품 필요
국내에서도 이제는 집 장사용 빌라 시대는 저물어 가고 있습니다. 이미 주거 사다리 역할도 못하는 상황입니다. 청년이나 저소득층을 위해서는 임대주택이나 공유주거를 보급하고, 빌라는 유럽이나 미국처럼 한번 건설하면 최소 100년 이상 갈 수 있도록 설게 및 시공해야 합니다. 멋진 빌라를 설계·시공하면 서울시에서 하는 디자인 혁신 사례로 선정될 가능성도 높습니다.
요즘 서울 강서구 화곡동 빌라촌을 가면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전세사기 여파로 월세로만 거주하려고 합니다. 그나마도 소형 아파트 시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제 빌라도 내집이라고 생각할만한 멋진 주거 상품으로 거듭나야 할 시기가 됐습니다. 지자체에서 조금만 신경 쓰면 얼마든지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최원철 한양대학교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
※이 글은 필자의 주관적인 견해이며, 본지의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