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원 사망' 만취 벤츠 DJ, 또 피해자 탓…"깜빡이 안 켰다"

      2024.05.10 12:10   수정 : 2024.05.10 12:1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만취 상태에서 차량을 몰다 배달원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20대 클럽 DJ가 첫 공판에 이어 두 번째 공판에서도 사고 피해자에게 책임을 돌렸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5단독 김지영 판사는 10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위험운전치사) 등 혐의를 받는 안모씨의 2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안씨 측 변호인은 "피해 오토바이는 2차선에서 1차선으로 차선을 변경하면서 좌측 깜빡이를 켜지 않았다"며 "피해자가 깜빡이를 켰다면 피고인이 속도를 줄이는 등 조치를 취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안씨 측은 첫 공판에서도 "도로교통법상 오토바이는 1차선에 못 서게 돼 있는데, 피해자 오토바이는 1차선에 있었다. 피해자가 도로교통법을 준수했다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다"며 피해자 측의 책임을 강조한 바 있다.


검찰은 "사고 당시 피고인은 차량을 계속 가속하고 있었다"며 "이 사고는 피고인의 신호 위반, 과속 등에 의한 것이며, 피해자가 1차로로 접근한 게 원인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안씨 측은 1차 사고 후 도주 의사가 없었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변호인은 "피고인은 사고 후 차량에서 내려 피해자와 6~7분가량 대화를 했고 피해자가 피고인의 차량번호를 메모했다"며 "술에 취해 경황이 없는 상태에서 출발했을 뿐, 도주 의사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다음 공판을 오는 6월 11일에 진행하기로 했다.

안씨는 지난 2월 3일 오전 4시 30분께 서울 강남구 논현동 일대에서 만취 상태로 벤츠 차량을 몰다 중앙선을 침범해 차량을 들이받은 뒤(1차 사고) 도주하다가 오토바이 배달원을 치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당시 안씨의 혈중알코올농도는 0.221%로 면허 취소 수준이었다.

jisseo@fnnews.com 서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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