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탄소화에 커지는 美 ‘히트펌프’시장… LG전자 선점 나선다

      2024.05.12 18:09   수정 : 2024.05.12 18:09기사원문
바이든 정부의 적극적인 탈탄소화 정책에 힘입어 히트펌프 시장이 급성장 중인 미국이 국내 냉난방공조(HVAC) 업계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북미의 냉방 시스템 시장은 여전히 에어컨이 일반적이지만 난방 시스템 분야에서는 2022년을 기점으로 히트펌프가 가스보일러 구매량을 제치면서 현지 수요가 급상승하고 있다.

■ 탈탄소 정책에 히트펌프 수요 급증

1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바이든 정부가 강화된 탈탄소 정책을 내놓으면서 미국 히트펌프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냉매의 발열·응축열을 이용해 저온의 열원을 고온으로 전달하거나 고온의 열원을 저온으로 전달하는 냉난방 장치인 히트펌프는 기존 가스보일러 대비 에너지 효율이 3~5배 높아 유럽과 북미를 중심으로 친환경 에너지원으로 각광받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히트펌프의 글로벌 시장 규모는 2024년 687억1000만 달러(약 94조21억5100만원)에서 2029년 1096억6000만달러(약 150조258억4600만원)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연평균 성장률은 9.80%에 달한다.

특히, 시장 조사기관 프리도니아에 따르면 미국 히트펌프 수요는 2022년 70억4500만달러(약 9조6058억원)에서 연평균 4.5% 성장해 2027년 87억9000만달러(약 11조985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 같은 히트펌프의 인기의 배경엔 전기요금이 있다. 현재 미국 가정이 부담해야 하는 전기요금 등 유틸리티 비용이 꾸준히 상승 중이다. 특히 친환경기조가 강한 캘리포니아주의 경우 올해 1월부터 가정용 전기요금이 13% 인상되면서 전력 효율성이 높은 히트펌프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미국 에너지부에 따르면 히트펌프는 평균적으로 석유 난방시스템에 비해 연간 6200㎾h를, 전기 난방시스템에 비해 연간 3000㎾h를 각각 절약할 수 있다. 또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시행에 따라 탄소 저감 기술이 담긴 냉난방기와 가전을 사면 각종 세금 공제·보조금 지원 혜택으로 소비자의 선호도가 더 높아질 수 밖에 없다.

■ LG전자, 美 시장 집중 공략

미국의 화석연료 퇴출 움직임은 HVAC를 필두로 북미 기업간거래(B2B) 시장에 공을 들이는 LG전자에게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LG전자는 미국 내 10대 히트펌프 제조사 중 하나다. 히트펌프 기술을 적용한 초대형 냉방기 '칠러'의 경우 최근 3년간 연평균 40%에 육박하는 매출 성장세를 기록하는 등 HVAC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사장)가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HVAC에서도 인수·합병(M&A) 등 적극적인 투자로 사업을 확장, 글로벌 톱 플레이어로 성장하겠다"고 강조하는 등 LG전자는 히트펌프를 중심으로 한 HVAC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LG전자는 히트펌프 제품뿐 아니라 히트펌프 기술이 적용된 제품들을 북미 시장에 선보이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초 LG전자가 미국 시장에 선보인 히트펌프 기반 일체형 세탁건조기 '워시 콤보'는 출시 초반 다른 세탁·건조 가전 평균 판매량을 50% 이상 웃돈 것으로 전해진다. 이 밖에도 LG전자는 히트펌프 건조기, 고효율 인덕션 쿡톱 등 히트펌프 기술 기반 가전제품들도 대거 선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탈탄소화를 위한 대안으로서 다양한 청정기술이 소개되고 있지만 히트펌프는 그중 가장 빠르게 미국 사회에 채택되는 기술"이라면서 "캘리포니아주 등 일부 주를 시작으로 각종 인센티브 정책이 확대되면서 수요가 늘 것"이라고 내다봤다.

rejune1112@fnnews.com 김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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