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용산 알짜 주택도 ‘찬밥’...공사비 쇼크에 재건축 ‘아우성’
2024.05.14 05:00
수정 : 2024.05.14 05:00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치솟는 공사비에 시공사 찾기에 난항을 겪는 재건축·재개발 현장이 늘어나면서 수의계약이 보편화 되고 있다. 1개사만 단독으로 참여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의계약이 늘어날 수록 공급난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벌떼 입찰 옛말...주요 단지도 유찰
14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주요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에서 유찰이 지속되면서 수의계약을 진행하는 사업장이 늘고 있다. 무응찰이나 단독입찰로 두 번 이상 유찰되면, 조합은 수의계약을 통해 시공사를 선정할 수 있다.
실제 지난달 22일 시공사 입찰을 마감한 서울 서초구 '신반포27차'는 SK에코플랜트가 단독 입찰해 수의계약을 맺을 가능성이 높다. 신반포27차는 모두 3번의 입찰을 진행했다. 첫 입찰에서 무응찰 되면서 공사비를 인상해 다시 두 번의 입찰을 진행했다. 하지만 두 번 모두 SK에코플랜트만 단독 참여했다.
인근 '신반포12차' 역시 수의계약이 검토되고 있다. 두 차례 진행된 사업설명회 이후 롯데건설이 단독 입찰하면서 재공고를 진행한 상태다. 다른 업체가 참여하지 않으면 롯데의 수주가 유력하다. 롯데도 사업 참여를 적극 추진중이다.
재건축이 활발한 송파 지역에서도 수의계약 추진이 잇따르고 있다. 송파구 '잠실우성4차'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 입찰이 잇따라 유찰된 이후 공사비를 인상해 재입찰을 진행했다. 하지만 DL이앤씨만 입찰하면서 수의계약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송파구 '가락삼익맨션' 재건축 역시 현대건설이 단독입찰해 수의계약으로 사업이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지방 역시 사정은 비슷하다. 부산 '광안3구역'은 두 차례 시공사 선정이 미 입찰로 유찰되면서 수의계약을 통해 삼성물산을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했다. 오는 6월 총회를 통해 최종 선정될 예정이다.
유찰 지속+착공 지연 도미노
수의계약은 앞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최근 진행된 입찰에서도 무응찰이나 단독입찰에 그치는 경우가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달 15일 진행된 용산 한강변의 47년차 재건축 아파트 '산호' 시공사 입찰에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1977년 준공된 이 아파트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인근 한강변에 위치해있어 관심을 모았다.
박합수 건국대 교수는 "수의계약을 통한 시공사 선정은 중소형 업체에도 기회가 확대되는 측면이 있지만, 수의계약이 지속될 경우 착공 시기가 지연되면서 공급 역시 늦어질 수 있다"며 "이는 결국 공급 부족으로 이어져 가격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사비 안정과 금리 인하 신호가 나타나야 시공사들이 수주전에 적극 뛰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jiany@fnnews.com 연지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