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엔 비싸서 못갔는데"…고물가에 오히려 뜨는 '이곳'
2024.05.13 11:02
수정 : 2024.05.13 11:02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식품·외식 물가 급등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추구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가운데, 한때 파인다이닝(고급 레스토랑)에 밀려 외면을 받았던 뷔페식 레스토랑이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 뷔페 브랜드들은 가성비 메뉴를 더 늘리고 가족 단위 고객 대상 마케팅을 강화하는 등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성기 되찾은 빕스·애슐리…"4인 가족이 디저트까지"
12일 업계에 따르면 CJ푸드빌이 운영하는 패밀리 레스토랑 빕스의 5월 1~8일 매출과 고객수는 전월 같은 기간 대비해 약 40%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이랜드이츠 애슐리퀸즈 매출도 25% 상승했다. 작년 5월부터 영업한 기존 매장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로 봐도 20% 매출이 증가했다.
성인 기준 인당 2만~4만원대 가격을 내건 이들 브랜드는 이전까지 가성비와는 거리가 멀다고 인식됐다. 하지만 외식 물가가 수년 째 치솟으면서 최근 들어 오히려 각광받기 시작했다. 성인과 아동에게 다른 가격이 책정돼 있어 4인 가족 기준 10만원대 수준으로 디저트까지 해결할 수 있는 게 강점으로 작용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외식 물가 상승률은 3.0%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평균(2.9%)보다 0.1%포인트 높았다. 외식물가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평균 상승률을 웃돈 건 2021년 6월부터 35개월째다. 냉면 한 그릇이 2만원, 김밥 한 줄이 3000원에 육박한다는 푸념이 나온다.
"애들하고 갈 곳이 없어요"…'노키즈존' 대안으로도 떠올라
업계는 뷔페식 레스토랑의 흥행이 비용적 측면뿐 아니라 아이들과 눈치 보지 않고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장소로도 호응을 받는다고 보고 있다. 식당과 카페에 노키즈존이 늘어나며 어린 자녀 동반 고객들의 선택권이 줄어든 가운데 패밀리 레스토랑의 강점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이랜드는 가족 단위 소비자를 공략중이다. 특히 접근성이 높은 신도시와 복합몰 주변 상권을 노리고 있다. 애슐리퀸즈 매장 수는 작년 말 77곳에서 현재 90곳으로 빠르게 늘었다. 올 연말까지 150개 매장으로 확장할 계획이다. 앞서 이랜드는 애슐리의 부실 점포를 철수하는 한편 클래식·W 매장까지 ‘퀸즈’로 일원화했다. 이런 전략을 구사한 결과 현재는 모든 매장이 애슐리퀸즈로 자리잡았다.
CJ푸드빌도 가족 고객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모든 빕스 매장에 어린이 전용 의자와 식기, 색칠용 테이블 매트를 비치했다. 일부 매장에는 아기침대와 수유실까지 마련했다. 최근 오픈한 서울 은평롯데점에는 일반 좌석과 분리된 ‘키즈룸’을 별도로 뒀다. 어린이 친화적인 공간과 서비스에 전용 메뉴까지 내놨다.
한 외식업계 관계자는 “요즘 4인 가족 외식비용이 1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상황에서 같은 값이면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뷔페형 레스토랑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패밀리 레스토랑이 직장인 회식 장소뿐 아니라 아이들과 편안하게 식사할 수 있는 가족 외식 장소로도 다시 인기를 끌고 있다”고 말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