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태어나면 교사 안 하겠다"..현직 교사 10명 중 8명, '역대 최고'
2024.05.13 14:23
수정 : 2024.05.13 14:23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교권 침해 문제로 교직의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는 가운데 다시 태어나도 교직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한 현직 교사가 10명 중 2명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3일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가 스승의 날(5월 15일)을 앞두고 지난달 26일부터 이달 6일까지 전국 유·초·중·고·대학 교원 1만 132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다시 태어나면 교직을 선택하겠다'고 답한 비율이 19.7%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12년부터 교총이 진행한 설문 조사를 통틀어 첫 10%대 기록이자 역대 최저 수준이다.
2012년 실시된 첫 설문에서는 다시 교직을 선택하겠다는 답이 36.7%였으며, 2016년 52.6%로 올랐다가 2019년 39.2%, 2022년 29.9%, 2023년 20.0%로 하락세를 기록했다.
현재 교직생활에 만족하는지에 대해 '그렇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21.4%에 불과했는데, 이 역시 같은 취지의 설문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저치다.
교사들이 가장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은 '문제행동, 부적응 학생 등 생활지도'(31.7%)로 나타났다. 이어 '학부모 민원 및 관계 유지'(24.0%), '교육과 무관하고 과중한 행정업무, 잡무'(22.4%) 순이었다.
현장 책임감이 높다는 이유로 교사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는 학교 현장체험학습에 대해 52.0%가 '폐지해야 한다'고 답했다.
교원 93.4%는 학교 현장체험학습에서 사고가 난다면 학부모 민원과 고소·고발이 걱정된다고 답했으며, 실제로 이런 일을 겪거나 겪은 이를 본 적이 있다는 응답도 31.9%로 집계됐다.
일부 교원들은 '몰래 녹음'을 직·간접적으로 겪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 26.9%는 학생·학부모의 몰래 녹음을 경험한 적이 있거나 재직 학교에서 발생한 사례가 있다고 응답했으며, 이 때문에 교원 62.7%는 몰래 녹음 방지기기를 구입할 의사가 있다고 답했다.
올해 3월부터 교권 5법이 시행됐다. 그러나 교원 67.5%는 현장 변화를 체감하지 못했고, 응답자의 5.9%는 '이전보다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교권5법 시행 후 학부모의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은 다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교원 37.7%는 교권5법 시행 후 악성 민원이 줄었다고 답했고, 32.9%는 학생의 교권 침해도 줄었다고 답했다.
한편 정치권과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등이 학생인권조례 대신 학생인권법 제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학생인권법에 대해 79.1%가 반대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교총은 "갈수록 교원들이 긍지, 사명, 열정을 잃어가고 있다"며 "회복할 수 없는 단계가 되기 전에 특단의 교권 보호 법·제도를 마련하고 행정업무 폐지·이관 등 근무 여건 및 처우 개선을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과도하게 권리만 부각한 학생인권조례를 법률로 고착하려는 시도를 중단하고 교권 보호를 위한 입법 추진부터 나서달라"고 강조했다.
newssu@fnnews.com 김수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