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에… 박찬대 "특검 수용해야" 추경호 "드릴 말씀 없다"

      2024.05.13 18:26   수정 : 2024.05.13 18:26기사원문
22대 국회의 시작을 이끌 여야 추경호 국민의힘·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가 13일 첫 공식 상견례를 가졌다. 각종 민생 법안 처리와 원 구성 협상 등으로 향후 1년간 머리를 맞대야 하는 두 사람은 서로 '동향'임을 강조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지만, 채상병 특검법 등 민감한 현안을 두고는 한 치의 물러섬없는 태도로 맞섰다. 민주당은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추진으로도 연일 정부·여당을 압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를 위한 특별조치법 발의 계획이 '위헌' 소지가 있다는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화기애애… '특검·25만원'에 경직

22대 국회를 앞두고 일주일 간격으로 선출된 두 원내사령탑은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민주당 원내대표실에서 회동했다.

박 원내대표는 붉은색과 파란색이 섞인 보라색 넥타이를 맸다며 만남에 의미를 부여하는 등 분위기를 풀었다.
경북 안동이 고향인 두 사람은 서로를 치켜세우고 '소통'을 강조하며 공감대를 형성했다.

하지만 박 원내대표가 여야가 대립 중인 현안을 언급하면서 기류가 바뀌었다. 박 원내대표는 "경제침체가 심각한데 집권 여당이 민생회복지원금 편성을 위해 추경에 적극 협조해줄 것을 기대한다"며 25만원 지급을 압박했다.

정부·여당이 반대하는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서도 "(정부·여당의) 총선 민심 수용 여부를 가르는 상징적 사안"이라며 "국민의힘이 대통령에게 (특검법) 수용을 건의하는 것이 민심을 받드는 길 아닌가 조심스럽게 말씀드린다"고 했다.

추 원내대표는 말을 아끼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추 원내대표는 "공개적으로 드릴 말씀은 없다"면서 "구체적 사안에 대해 갑자기 들어오고 제가 혹 견해를 얘기하면 우리가 더 이상 대화를 못 하지 않겠느냐"며 뼈있는 말을 날렸다.

이후 비공개로 전환한 회동은 약 10분만에 종료됐다. 두 사람은 1주일에 한 차례 이상 만나 식사를 하며 현안을 논의하기로 했지만, 정치적 사안에 대한 이견을 좁혀나가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野 25만원 특별법 위헌 논란

이런 가운데, 민주당이 민생회복지원금 추진을 위한 특별조치법 발의 계획을 밝히면서 정치권 안팎에서 위헌 논란이 일고 있다.

민주당은 정부가 지원금 지급을 위한 추경 편성에 협조하지 않을 경우, 175석의 의석수를 내세워 총 13조원의 재정이 필요한 지원금 관련 법안을 단독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입장에서는 정부의 예산편성권을 건너뛰는 일종의 돌파구를 찾은 셈이지만, 정부의 재정 집행에 대한 권한을 침해한다는 논란이 불가피하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기자에게 "위헌적인 부분이 틀림없이 있다"며 "입법과 행정의 역할 분담, 정부의 재정 독자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장 교수는 이어 "(헌법상) 국회가 재정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하지만, 재정 주도권을 갖는 것은 곤란하다"고 부연했다.


앞서 민주당은 '위헌성'을 지적한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국민의 경제적 기본권을 외면하고 예산 편성권만 따지고 있으니 답답하다"면서 "행정부의 권한이 국민의 삶보다 우선할 수는 없다"고 반박했다.

ming@fnnews.com 전민경 김해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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