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현 OCI 회장 "美·동남아 대상 제약사 인수 검토"
2024.05.14 18:09
수정 : 2024.05.14 18:17기사원문
■미·동남아 제약사 인수 추진
이우현 OCI그룹 회장은 14일 서울 중구 OCI 빌딩에서 기자들과 만나 "현재 미국과 동남아시아 지역의 제약사를 대상으로 인수합병 차원에서 보고 있다"며 "오늘 미국에서 귀국했는데 출장동안 M&A를 검토하고 있는 제약사 관계자들도 만났다"고 말했다.
그는 "증자 방식으로 합병할지, 지분을 인수할지는 아직 미정"이라며 "단, 풋옵션이 있는 재무적투자자(FI)와는 함께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풋옵션은 거래 당사자들이 미리 정한 가격으로 미래 특정시점 또는 그 이전에 특정 대상물을 팔 수 있는 권리를 매매하는 계약이다. 예를 들어, 풋옵션을 매수한 사람은 시장에서 해당 상품이 사전에 정한 가격보다 낮은 가격에서 거래될 경우, 그 권리를 행사해 상품을 비싼 값에 팔 수 있다.
그는 OCI그룹 지주사 출범 1주년을 맞아 향후 그룹 및 자회사의 사업 방향성도 공개했다. 이 회장은 "현재 보고 있는 신규 성장 동력은 제약·바이오, 태양광, 반도체"라며 "제약, 바이오 사업은 해외 시장을 중점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OCI는 에너지솔루션 부문에서 말레이시아 자회사 OCIM의 태양광용 폴리실리콘을 중심으로 태양광 밸류체인별 사업 역량을 극대화하고, 화학 부문에서는 사업회사 OCI를 바탕으로 반도체, 2차전지 등의 첨단 소재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기 위한 투자를 지속할 계획이다.
그는 태양광 시장이 지속 성장하고 있는 점을 강조했다. 이 회장은 "2006년 폴리실리콘 사업을 시작했을 때 전세계적인 태양광 발전 용량은 0.5기가와트시(GWh)였다"며 "2030년 예상되는 용량은 1000GWh 정도로 굉장히 커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태양광 시장이 매년 15% 성장하고 있어서 이 부분 시장만 가져와도 실적에 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OCI는 최근 일본 도쿠야마와의 합작법인(JV) 설립으로 본격적인 반도체 소재 기업으로 첫 발을 내딛었다. 지난달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 개소한 지역본부 'RHQ'를 통해 동남아를 거점으로 사업을 확대할 예정이다.
■사업 경쟁력·안정적인 재무구조 목표
이 회장은 간담회 내내 '사업 경쟁력'과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핵심 경영목표로 강조했다. 그는 "OCI그룹이 하지 않는, 새로운 사업을 갑자기 한다기 보다는 꾸준하게 하고 있는 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기본적으로 투자시 5년 이내에 페이백(회수)이 되고, 영업이익이 20% 이상 정도는 낼 수 있는 업종을 중심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지주사 전환 후 1년을 "전 계열사들이 각각의 특성에 맞는 사업 경쟁력 강화에 주력할 수 있도록 밑그림을 그렸던 한 해"라고 자평했다. OCI홀딩스는 지난해 12월말 공정위로부터 최종 통보를 받고 지주사 전환을 완료했다.
그는 "지난 1년 간 OCI홀딩스는 지주사의 본원적 역할에 집중하고 자회사의 자율 경영을 지원하되 지주사와 자회사 간 모범적인 역할모델 정립에 힘써왔다"며 "자회사에 전략적 가이드를 적기에 제공하고, 사업 포트폴리오 관리 및 기존 사업의 가치 제고 활동 지원을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kjh0109@fnnews.com 권준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