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다리에 무릎까지 아프다" 노년기 ‘관절염’ 주의보
2024.05.18 09:00
수정 : 2024.05.18 09:00기사원문
야외 활동이 부쩍 늘어나는 5월은 연중 무릎 건강관리에 취약해지는 시기다. 갑자기 증가한 운동량에 무릎 관절에 부담이 누적돼 쉽게 통증으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그 중 ‘무릎 관절염’은 시니어들의 고질병이자 노년을 보내며 각별히 주의해야 할 질환으로 꼽힌다. 무릎 관절염은 무릎 위 뼈와 아래 뼈 사이에 있는 연골이 닳아 염증을 발생시키는 질환으로, 시큰거리고 쑤시는 통증과 무릎을 움직일 때 삐걱거리는 듯한 느낌이 특징이다.
특히 여성들의 경우 갱년기를 지나며 골밀도가 낮아지면서 연골도 함께 약해지기에 무릎 관절염이 나타날 위험이 매우 크다. 실제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여성 무릎관절염 환자는 2022년 기준 229만7824명으로 전체 환자의 약 70%에 육박한다. 이 가운데 60대 이상 여성 환자는 181만4852명에 달한다. 국내 무릎 관절염 환자의 절반 이상이 여성 시니어라는 의미다.
김 씨처럼 다리가 밖으로 휘어진 일명 오다리 체형을 가졌다면 무릎 관절염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오다리, 즉 ‘내반슬’은 휜 다리가 몸의 하중을 무릎 안쪽으로 쏠리도록 만들어 연골의 손상을 더욱 가속화시키기 때문이다. 오다리 체형은 양반다리, 쪼그려 앉기 등 좌식문화에 익숙하고 산후조리가 충분히 이뤄지지 못했던 노년층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경향을 보인다.
오다리 체형은 자가진단을 통해 비교적 쉽게 가늠할 수 있다. △발목을 붙이고 똑바로 섰을 때 무릎 사이에 주먹이 들어가는 경우 △신발 밑창이 바깥쪽 부위만 과도하게 닳아 있는 경우 △좌우 엉덩이 높이가 서로 다르거나 한쪽 어깨가 유난히 더 올라가 있는 경우라면 의심해 보는 것이 좋다. 여기에 무릎에 통증까지 느껴진다면 빠르게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과 관리에 임하는 것이 현명하다.
한의학에서는 침·약침 치료, 한약 처방, 추나요법 등 한방통합치료를 통해 무릎 통증을 해소하고 관절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다. 먼저 침 치료로 경직된 무릎 주변 조직의 긴장을 풀어 통증을 완화한다. 또한 황련해독약침, 중성어혈약침 등 한약재 성분을 정제한 약침치료는 무릎 연골에 발생한 염증을 해소하고 주변 신경 보호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무릎 관절이 변형돼 척추와 골반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 경우에는 추나요법을 통해 틀어진 뼈와 관절과 근육의 위치를 올바르게 교정한다. 특히 추나요법은 생활 습관으로 생긴 후천적 오다리 교정에 더욱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 더불어 숙지양근탕과 같은 한약 처방을 병행하면 연골 손상 부위의 회복을 촉진해 퇴행을 늦추고 재발을 방지할 수 있다.
한약의 무릎 연골 보호 효과는 SCI(E)급 국제학술지 '국제분자과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Molecular Sciences)’에 게재된 연구논문을 통해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이 염증을 일으킨 연골세포에 모과 추출물을 처리한 결과, 연골의 유연성과 탄력성을 유지시키는 ‘제2형 콜라겐’과 ‘프로테오글리칸’의 발현량이 증가해 연골 구조의 회복을 돕는 것으로 밝혀졌다. 모과는 앞서 언급한 숙지양근탕의 주요 한약재로 한의학에서 근골격계 질환 치료에 활용해 왔다.
가정의 달 5월은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가족들을 챙길 수 있는 좋은 계기를 마련해준다. 어느덧 5월도 중반을 지나고 있다. 지금까지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데 집중했다면 남은 5월은 서로의 건강은 어떤지 먼저 귀 기울이고 세심히 챙겨보는 것은 어떨까.
/ 분당자생한방병원 김경훈 병원장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