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저 효과 끝?...日상장사 연간 순이익 4% 감소 전망
2024.05.16 14:18
수정 : 2024.05.16 15:00기사원문
【도쿄=김경민 특파원】올해 일본 상장사의 연간 순이익이 지난해보다 4%가량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그동안 실적에 큰 보탬이 된 엔저 효과가 줄어들 것으로 보이는 데다 제조업 수요 둔화, 임금 및 연구개발(R&D) 비용 증가 등이 배경으로 분석된다. 일본의 1·4분기 경제성장률도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3월기 결산 상장사 1070개를 조사한 결과, 올해 연간 순이익은 전년 동기대비 4%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16일 보도했다. 일본 상장사의 순이익 감소는 5년 만이다. 같은 기간 전체 매출 성장률은 4%p 하락한 2%이며 제조업 부문은 4%p 하락한 3%로 추정됐다.
이들 기업의 지난해 순이익 합계는 전년 대비 18% 증가한 45조3000억엔(약 396조1213억원)으로 3년 연속 최고를 기록한 바 있다. 제조업 부문은 22%, 비제조업 부문은 14% 각각 증가했다.
닛케이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중국, 유럽의 수요가 둔화해 판매 부진이 현실화하고 있으며 기업들은 엔화가치가 현재 수준보다 더 올라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 상장사들이 올해 실적 전망에 더욱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제철은 중국, 유럽 등 해외 경기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올해 순이익이 45%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은 올해 엔·달러 환율을 1달러당 140~145엔으로 보는 곳이 많다. 현재 시세인 154~155엔보다 10엔가량 엔화 가치가 더 높을 것으로 예상한다는 것이다. 혼다는 환 효과 감소와 전기자동차의 가격 경쟁 등으로 올해 약 10% 이익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임금 상승과 인공지능(AI) 등에 대한 R&D 비용 증가도 이익을 깎아먹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도요타자동차는 임금 인상분의 일부를 협력업체로 대체하고 있으나 인건비가 증가해 영업이익이 3800억엔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한편 이날 일본 내각부는 올해 1·4분기(1∼3월)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 기준 전기 대비 성장률이 -0.5%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연율 환산 기준으로는 -2.0%다. 일본의 실질 GDP는 지난해 1·4분기와 2·4분기에 각각 1.2%와 1.0% 증가했다가 3·4분기에 -0.9%로 감소세로 전환한 뒤 4·4분기에는 0.0%를 기록했다.
올해 1·4분기 일본 성장률 부진은 개인 소비가 위축, 순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분석됐다. 특히 개인 소비는 0.7% 줄어 지난해 2·4분기 이후 4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이 같은 감소세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8∼2009년 이후 최장 기간이다.
km@fnnews.com 김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