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부겸 "25만원 준다고 가계 펴지나…합의 어려워도 '선별지원' 해야"
2024.05.17 11:01
수정 : 2024.05.17 11:01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전국민 1인당 민생회복지원금 25만원 지급' 구상을 두고 "25만원을 준다고 해서 가계가 활짝 펴지진 않는다"며 민주당의 '보편지급' 방침에 사실상 반대의 뜻을 밝혔다.
김 전 총리는 16일 서울대 국가미래전략원이 진행한 '한국 민주주의의 회복 탄력성' 세미나에 강연자로 참석해 민생회복지원금의 필요성을 묻는 말에 "(여야가) 합의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이같이 대답했다.
김 전 총리는 "(지급 대상을) 선별하는 게 보통의 행정적 어려움이 드는 게 아니지만, 그럼에도 우선은 선별지원을 해서라도 어려운 분들이 버틸 용기를 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지역사랑상품권 형태로 25만원을 지급하는 내용의 특별조치법 입법을 추진 중이지만 여권은 이런 구상에 위헌 소지가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김 전 총리는 '25만원 보편 지급'에 대해서는 반대 의견을 내는 동시에, 만약 시행하려면 타협안 중 하나로 거론되는 '선별 지급안'을 택하는 것이 낫다는 견해를 편 것이다.
김 전 총리는 또 권리당원 표심을 50% 반영하는 민주당의 현행 총선 후보 공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원들에게 직접적 권한을 준다는 이름 아래 대의원제를 형해화하려 하는데 이는 더 고민해 봐야 한다"며 "정당 지도부에 전체 (후보) 추천권을 주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이 주요 이슈가 됐던 상황에 대해서는 "심판론 자체가 모든 주제를 압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자칫하면 내용은 공허한 채 깃발만 있는 꼴이 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총선 결과와 관련해서는 "(양당의) 득표율 차이는 5%포인트였음에도 의석 수가 엄청나게 차이 났다"며 "너희들(민주당) 실력보다 더 많은 책임을 얹어줬으니 정신을 좀 차리라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한편, 김 전 총리는 정부와 여야의 협치 방안과 관련, "국회에서 총리를 추천하거나 선출하도록 하는 등의 파격적 방안을 윤석열 대통령이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윤 대통령이 사실상 국정 운영을 국회와 공동으로 책임지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바뀌어야 한다"며 "나아가 거국내각 방식으로 정부와 국회가 함께 국정을 책임지겠다고 제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전 총리는 "총리 추천권을 국회에 주고 그 총리에게 조각권을 나눠주는 방안도 생각해야 한다"며 "지난 2년간 시행령으로 대충 국가 운영을 해 오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비판했다.
rainbow@fnnews.com 김주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