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보강된 5.18 메시지..'호남번영'서 '서민중심 시대'로

      2024.05.18 15:09   수정 : 2024.05.18 15:39기사원문


[파이낸셜뉴스] "광주와 호남이 자유민주주의와 인권이란 보편적 가치 위에 담대한 경제적 성취를 꽃피워야 한다."(2022년 42주년 기념사)

"오월의 정신은 광주와 호남의 산업적 성취와 경제 발전에 의해 승화되고 완성된다."(2023년 43주년 기념사)

"경제를 빠르게 성장시켜 계층 이동의 사다리를 복원하고 국민이 누리는 자유와 복지의 수준을 더 높이 끌어올려야 한다.

" (2024년 44주년 기념사)


윤석열 대통령이 3년 연속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가운데, 이번 기념사를 통해선 줄곧 강조해온 광주·호남의 경제발전을 넘어 대한민국 전체의 경제적 자유 확대를 포함한 복지 실현을 언급하면서 차별화를 뒀다.

윤 대통령은 18일 광주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44주년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기념사를 통해 "정치적 자유는 확장됐지만 경제적 자유를 누리지 못하는 수많은 국민들이 있다"면서 경제적 불평등이 불러온 계층 갈등과 기회의 사다리 단절로 사회 양극화가 자유민주주의의 위기를 야기했다고 지적했다.


'오월의 정신'을 이어받아 대한민국 정치적 자유와 인권은 크게 신장됐음을 부각시키면서도 현재의 경제적 자유는 그렇지 못함을 강조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성장의 과실을 공정하게 나누고 사회적 약자를 더욱 두텁게 보호해 국민 모두가 행복한 '서민과 중산층 중심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면서 "미래세대가 내일을 꿈꿀 수 있도록 도전과 기회의 토양을 더욱 단단히 다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국민이 행복하고 풍요로운 희망찬 미래로 나가는 것이 오월의 정신을 계승하는 것이라고 재해석한 윤 대통령은 향상된 정치적 자유와 함께 경제적 자유도 역시 높아져야 함을 언급했다.

지난 2022년 42주년 5.18 기념식과 2023년 43주년 5.18 기념식에서 밝혀왔던 기조에서 보다 포괄적인 경제 방향을 언급한 것으로, 이번 기념사에선 '복지'와 '모두가 함께 풍요로운 세상'을 언급한 것이 눈에 띈다.

42주년 기념사와 43주년 기념사에서 모두 광주·호남의 경제 번영을 강조한 윤 대통령은 광주와 호남이 AI와 첨단 기술기반의 산업 고도화를 이뤄내도록 지원할 것을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번 44주년 기념사에서 윤 대통령은 광주와 호남을 특정하기 보다 국민으로 범위를 넓히면서 민생중심 정책 추진에 대한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국민의 삶을 더 세심하게 챙기면서 더 큰 대한민국을 향해 국민과 함께 힘차게 나아갈 것"이라면서 "오월의 정신이 찬란하게 빛나는 새로운 미래를 열기 위해 저와 정부의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3년 연속 빠짐없이 기념식에 참석하면서 마음을 다해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기렸다고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이 서면 브리핑을 통해 전했다.

대통령 재직 중 3년 연속 기념식에 참석한 사례는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로, 이날 기념식에는 정부 및 대통령실 인사 외에도 국민의힘 현역 국회의원 및 제22대 국회의원 당선자, 원외 조직위원장 등 120여 명이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고 김 대변인은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기념식을 마친 뒤 5.18민주묘지 1묘역에 안장되어 있는 고(故) 박금희, 故 김용근, 故 한강운 유공자 묘소를 찾아 참배하고 유족들을 위로했다.

전남여상 3학년에 재학하던 중 “사람들이 죽어갑니다.
피가 필요합니다”라고 외치는 가두 방송을 듣고 기독병원에서 헌혈을 하고 나오다가 계엄군 총에 맞아 사망한 박금희 유공자의 묘소를 찾은 윤 대통령은 유공자의 언니인 박금숙 씨의 손을 잡고 위로를 건네며 "건강하십시오"라고 말했다.

이어 고등학교 교사 은퇴 후 고향 강진에서 농사를 짓다가 5.18 당시 지명수배된 제자들을 숨겨준 죄로 수감생활을 한 뒤 후유증(심근경색)으로 1985년에 사망한 김용근 유공자 묘소를 찾은 윤 대통령은 김용근 유공자가 독립유공자이자 6.25참전용사이기도 하다는 설명을 듣고 아들 김만진 씨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을 전했다.


화물차 운전사로 5.18 시위대를 도청으로 이송하는 역할과 공수부대의 움직임을 파악하는 경계근무 수행 중 붙잡혀 상무대에 끌려가 고문을 당한 후유증으로 2002년 사망한 한강운 유공자 묘소를 찾은 윤 대통령은 아들 한선호 씨에게 "어머니 잘 모시기 바란다"고 위로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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