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림 "5·18때 군인들에 맞아 돌아가신 삼촌…가족의 긴 수난사"
2024.05.18 20:22
수정 : 2024.05.18 20:22기사원문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가수 하림이 5.18을 맞아 가족사를 공개했다.
하림은 1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내가 아주 어릴 때 광주에서 비디오 가게를 하시던 외삼촌이 있었다, 5남매 중 셋째인 비디오 가게 삼촌은 형제 중에 제일 부드러운 성품이었다"는 글을 게재했다.
그는 이어 삼촌에 대해 "외갓집에 갈 때마다 삼촌은 재미있는 비디오를 선물로 줘서 좋았다"며 "삼촌은 몸이 조금 불편하셔서 주로 안쪽 방에 앉아계셨다, 그리고 언젠가 삼촌은 앓고 있던 병이 악화되어 돌아가셨다"고 털어놨다.
하림은 몇 년 전 광주 북구 망월동 5.18 묘지 앞에서 공연을 하게 됐다며 "행사에 가기 전날인가 어머님이 지나가는 말로 비디오 가게 삼촌이 거기 망월동에 묻혀 계신다는 이야기를 하셨다, 내가 그 이유를 묻자 외삼촌이 오랫동안 아팠던 건 5.18 때 군인들에게 맞아서였다고, 그리고 그것으로 인해 오래 아프다가 병이 악화되어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해주셨다"고 고백했다.
하림은 외가에서 어머니, 막냇삼촌과 나눴던 이야기를 떠올렸다. 그는 "당시 대법관이던 외할아버지가 인혁당 사건으로 억울하게 감옥에 간 이야기도 있었고, 그것으로부터 시작된 가족의 긴 수난사들이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하림은 이를 공연으로 만들고 싶었다며 "지금 내가 간혹 마음을 쓰고 있는 몇 가지 일들에 대해서는 돌아가신 외할머니 마음을 손주가 대신 풀어주는구나 하고 말씀하셨다"고도 전했다.
하림은 최근 광주 도청 앞 작은 무대에서 약 100명의 관객에게 이같은 가족사를 전했다고도 했다. 그는 "그간 이런 이야기로부터 나를 멀어지게 만들고 싶어 했을 부모님과 친척들의 걱정 어린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이러한 사건들은 결국 우리 모두를 관통하게 된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 용기를 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잠시 괜한 이야기를 한 것일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그래도 홀가분 마음이 들었다"며 "오랜만에 비디오 가게 작은방에 안에 앉아 계시던 외삼촌을 천천히 떠올렸다"고 덧붙이며 글을 마무리했다.